지하차도 침수 참사 막자…진입차단기·대피사다리 설치

경기 안산시 수인선 지하차도 양방향에 침수 발생 때 진입을 자동으로 막는 차단시설이 설치됐다. 안산시 제공

집중호우로 인한 지하차도 침수 피해가 매년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지역 지자체가 비상탈출용 사다리나 진입차단 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원시는 갑작스러운 지하차도 침수에 대비해 침수 위험도가 높은 지하차도에 비상탈출용 안전난간과 사다리를 설치한다고 31일 밝혔다. 설치 대상은 화산·장안·고색·매여울 등 지하차도 4곳이다. 해당 지하차도 구간에는 배수펌프 등이 설치돼 있지만, 짧은 시간에 막대한 양의 비가 쏟아질 경우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다. 시는 9월 중 해당 지하차도에 비상탈출용 안전난간(총길이 1520m)과 사다리 16개를 설치할 방침이다. 지하차도가 물에 잠길 경우, 지하차도 벽에 설치된 안전난간을 잡고 이동해 외부로 연결된 사다리를 타고 대피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안산시는 8월 초 수인선 지하차도 양방향에 진입차단 시설 설치를 완료했다. 수인선 지하차도는 지난해 집중호우 때 침수 피해가 발생한 곳으로, 지하차도 수위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자동으로 진입을 차단하는 시설이 작동해 운행을 통제하게 된다.

수원시는 화산·장안·고색·매여울 등 지하차도 4곳에 침수 때 비상탈출을 돕는 안전난간과 외부로 연결된 사다리를 설치한다. 수원시 제공

용인시도 8월 초 기흥구 삼막곡 제1지하차도에 차도 내 상황을 알리는 정보표지판과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했고, 상현지하차도 입구에는 올해 안에 자동 진입차단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앞서 안양시는 집중호우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6월 청원·주접·범계·호계·평촌·비산 지하차도 6곳에 ‘침수위험 자동차단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지하차도 침수 상황이 발생하면 차량 진입을 자동으로 차단하고, 주변 도로전광판 등에 위급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한다.

충북 청주 궁평2지하차도 침수 이후 지하차도 긴급 점검에 나선 경기도는 화성 숙곡, 남양주 동연평·용신 지하차도 3곳에 연말까지 진입차단 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도가 관리하는 지하차도 7곳에 전담 직원을 한명씩 두는 책임제 방식을 적용해 실시간 관찰과 선제 교통통제가 이뤄지도록 조처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