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식 도발 대신 실전능력 과시… 北 세부 ‘작계’ 공개 왜
남한 전·후방 동시공격 ‘맞춤형 위협’
‘계룡대 겨냥’ 단거리탄도 무력시위도
“北 배합전 기반 전면적 남침계획 준비
각 부대별로 작계수립 등 완성도 높아”
“한·미 이미 파악… 큰 의미 없어” 지적도
한국군 대비 작계는
한·미, SPG·SPD 기초 새 작계 작성
美 전략사령관, B-1 지휘소 첫 방문
김승겸 합참의장과 안보 정세 공유
북한이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종료에 맞춰 31일 전군지휘훈련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를 공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훈련 목표를 ‘남반부 전역 점령’이라고 밝히면서 작전계획의 큰 틀을 자세히 언급했다. 유사시 전술핵 등을 사용한 남침 계획 카드로 한·미동맹을 견제하면서, 남한을 전·후방에서 공격해 국가 및 군 기능 마비를 노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략적 억제력과 전쟁수행능력을 모두 과시한 셈이다.
북한은 과거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전후로 미사일 발사나 신무기 공개, 기동·화력훈련 등으로 ‘맞불’을 놨다. 올 상반기에도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쏘고, 핵무인수중공격정을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반면 이번 UFS 연습 기간에는 전군지휘훈련을 내세우면서 최전선에서의 전투 계획, 유사시 미 증원군 전개 저지 계획, 북한군의 진격 예정로 등을 드러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전국의 공군 비행장, 해군 기지 등 핵심 군사지휘 거점을 동시 다발적으로 타격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완성도 높아” vs “이미 다 아는 것”
김 위원장은 전군지휘훈련을 시찰하며 다양한 종류의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한반도 유사시 북한군이 실시해야 할 군사적 행동도 자세히 거론했다. 한·미 연합군 지휘부와 통신수단을 초기에 마비시켜 군사행동을 어렵게 만들고, 전·후방의 군과 민간 분야 주요 시설을 타격해 한·미의 전쟁 수행 의지와 능력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북한은 예전부터 정규군과 비정규군, 육·해·공군, 군인과 민간인을 섞어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배합전 개념을 발전시켜 왔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방문할 때 총참모장과 정찰총국장이 함께 영접한 것을 근거로 북한군이 배합전 개념을 여전히 적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의 언급으로 볼 때, 북한은 배합전 개념에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드러난 최신 군사전략과 작전 개념 및 전술핵 운용 개념을 추가해 작전계획과 전술을 더욱 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언급한 작전계획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반도 유사시 북한이 미 증원군 전개 차단을 시도하거나 비정규군을 투입하려는 것은 한·미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UFS 연습과 유사한 수준이라기보다는 지휘관과 참모의 전쟁수행 절차 훈련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미와 북한이 유사시 무력 사용 의지를 드러내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우려도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상대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 조성된 상황에서 사소한 자극, 오해와 오판에 의한 충돌 가능성이 더욱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북핵 고도화 대응 ‘작계5015’ 업데이트… 유사시 한·미 즉각 타격 ‘北 표적’ 등 포함
북한이 남한 전역을 점령하는 전군지휘훈련을 실시하면서 한반도 유사시 한·미 연합군의 작전계획(작계)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우리 안보당국에 따르면 한·미의 작계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작계5015’다. 북한과의 전면전에 초점을 둔 ‘작계5027’을 개정한 것으로, 전보다 공세적 성격이 강해졌다. 또 국지전 등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도록 만들어졌다. 문제는 작계5015의 필요성이 처음 논의된 2010년 이후 벌써 10여년이 지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 증가와 한·미 연합군 전력증강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김 의장은 코튼 사령관에게 전시 연합작전 수행체계에 관해 설명하고, 한·미동맹이 북한의 도발과 침략을 억제하는 견고한 기반임을 강조했다. 양측은 내년 창설될 한국 전략사령부와 미 전략사 간에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박수찬·구현모·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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