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보호앱으로 도청?…논란 확산에 해외 앱 제작사 "알림음 넣겠다"

윤정민 기자 2023. 9.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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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부모들이 자녀보호 앱 기능을 활용해 학교 수업, 교사 발언들을 실시간으로 몰래 엿들은 사례들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앱을 개발한 기업 측은 녹음 시 소리로 알림 사실을 전달하는 기능을 시범 도입했다며 조만간 모든 이용자에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 스마트폰에 '파인드 마이 키즈' 앱을 설치하게 한 뒤 교사들 수업을 실시간으로 듣고 녹음했고 이 내용을 학부모 단톡방에 공유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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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 마이 키즈' 앱 내 자녀 주변 소리 듣기 기능 악용 사례 이어져
앱 제작사 "오디오 알림 기능 시범 도입 중. 기능 제거 계획은 없어"
[서울=뉴시스]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녀보호 앱 '파인드 마이 키즈' 기능을 악용해 교사 수업을 실시간으로 도청하는 사례가 교원단체가 접수되고 있다. 앱 제작사 지오 트랙 테크놀로지스는 지난달 31일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부모가 자녀 주변의 소리를 들을 때 오디오 알림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왼쪽은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 게재된 한 교사의 도청 의혹 제보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앱마켓 내 '파인드 마이 키즈' 소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최근 학부모들이 자녀보호 앱 기능을 활용해 학교 수업, 교사 발언들을 실시간으로 몰래 엿들은 사례들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앱을 개발한 기업 측은 녹음 시 소리로 알림 사실을 전달하는 기능을 시범 도입했다며 조만간 모든 이용자에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학부모의 교사 발언 도청 등 앱 오남용을 막기 위한 취지다.

자녀보호 앱 '파인드 마이 키즈(FInd My Kids)' 제작사인 지오 트랙 테크놀로지스는 지난달 31일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부모가 자녀 주변의 소리를 들을 때 오디오 알림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파인드 마이 키즈 앱은 육아 분야 인기 앱 중 하나로 자녀 위치 추적 기능과 함께 자녀가 위급상황에 처해 전화를 받지 못할 경우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기능에 구글플레이 기준 전 세계 1000만회 이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일평균 앱 일일 이용자 수는 1만414명으로 매일 약 1만명의 학부모 또는 자녀가 앱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가 이 앱 기능을 악용해 학교 수업이나 교사가 학생을 훈육하는 상황을 도청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전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부장 교사에게 보낸 메시지 캡처 사진을 포함한 글이 올라왔다.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 스마트폰에 '파인드 마이 키즈' 앱을 설치하게 한 뒤 교사들 수업을 실시간으로 듣고 녹음했고 이 내용을 학부모 단톡방에 공유했다는 내용이다. 교권 침해라고 주장한 교사는 다른 담임교사 3명과 함께 부장 교사에게 오는 4일 출근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지난달 30일 교육부에 공문을 보내 자녀 휴대전화에 앱 설치를 통한 불법 도청 근절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앱을 통한 도청은 법적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에 해당할 수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대화에 참여한 타인 간의 발언을 전자기기 등으로 녹음 또는 청취해서는 안 된다.

알림음 도입 계획인 앱 제작사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을 없애진 않을 것"

[서울=뉴시스] 파인드 마이 키즈 앱 제작사인 지오 트랙 테크놀로지스는 지난달 31일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부모가 자녀 주변의 소리를 들을 때 오디오 알림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지오 트랙 테크놀로지스 서면 인터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일부 학부모들이 파인드 마이 키즈 앱을 오남용한 사례가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불법 도청을 가능케 한 앱에도 잘못이 있다며 비판의 화살을 앱 제작사에 돌렸다.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등 앱마켓에는 "불법 도청 앱이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교실에서 불법 도청하거나 악의적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대책은 세우셨는지 궁금하다", "전화 받지 않을 때 주변 소리 듣기 기능에 제한을 걸기 바란다"는 등의 평가 글과 함께 별점 5점 만점에 1~2점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파인드 마이 키즈에 관한 비판은 국내에만 있던 것은 아니다. 해외 커뮤니티 레딧의 한 유저가 "이혼한 지 10년이 지난 전(前) 배우자가 내 자녀 스마트폰에 파인드 마이 키즈 앱을 깔아 우리들의 대화를 엿들었다"는 글을 남기는 등 앱 기능을 비판하는 후기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파인드 마이 키즈 제작사인 지오 트랙 테크놀로지스는 국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관련해 "교사들의 사생활 등이 침해돼선 안 된다는 교사 공동체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부모가 자녀 주변 소리를 들을 때 오디오 알림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기능 도입 시 '주변 청취를 시작합니다(Live surrounding started)'라는 알림 소리가 나올 것"이라며 현재 제한된 그룹에서 시범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자녀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을 수행할 때 녹음되는 모든 기록은 저장하지 않는다"며 "서비스는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미국 아동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법(COPPA), 유럽연합 개인정보보호법(GDPR)에 따른 보안 규정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을 없애달라는 일부 네티즌 주장에 제작사 측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택시 블랙박스 등을 통한 감시는 오랫동안 신뢰할 수 있는 보안 도구가 됐다"며 "우리 앱은 자녀와 부모 사이의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다. 앱 기능 덕분에 부모들은 자녀들을 통제하지 않는 지역에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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