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코로나 4급으로 하향…검사비 유료화에 건강보험-실손보험 희비

서한기 2023. 9.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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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병 등급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하향 조정이 발표된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선별진료소의 모습. 이날 지영미 질병관리처장은 오는 31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기존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하고, 일일 확진자 신고 집계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2023.8.23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지난달 31일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급'으로 하향 조정되는 것에 맞춰 검사비와 일부 치료비가 유료화되면서 건강보험공단과 보험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간 코로나 검사비 등을 대느라 막대한 재정지출로 속앓이하던 건강보험은 한시름 던 듯한 표정이다.

보험업계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코로나 검사를 하며 그 비용을 보장해야 할 처지여서 앞으로 추가로 짊어지게 된 부담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독감 수준 코로나…일반환자, RAT·PCR 검사하면 비용 본인 부담해야

1일 질병관리본부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감염병은 1∼4급으로 나뉘며 4급은 가장 낮은 단계로 인플루엔자, 수족구병 등이 있다.

코로나19는 2020년 1월 국내 유입 직후 1급으로 분류됐고 2022년 4월 25일 2급으로 떨어진 데 이어 1년 4개월여 만에 지난 8월 31일부터 4급으로 낮아졌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 검사와 치료에 대한 국비와 건강보험 급여 지원이 큰 폭으로 축소돼 고위험군을 제외한 일반 국민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

그간 동네의원에서 유증상자라면 누구나 검사비 무료(본인 부담 0%)에 진찰료 5천∼6천원만 내고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4급으로 전환되면서 이제 먹는 치료제 대상군(60세 이상, 12세 이상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만 비용의 50%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한다.

외래 유전자증폭 검사(PCR)도 그간 유증상자 전체에 대해 30∼60%의 본인부담액을 제외한 검사비는 건강보험에서 지원했지만, 이제 먹는 치료제 대상군만 지원한다.

따라서 일반환자가 외래로 신속항원검사나 유전자증폭 검사를 원하면 비용을 고스란히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RAT 비용은 2만∼5만원, PCR 검사는 6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원 치료비도 중증 환자에게만 비용 일부를 올해 말까지 지원하고 일반환자의 입원 치료비 지원은 중단된다.

다만 백신 접종은 전 국민 무료 접종이 유지된다.

[그래픽]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조정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정부가 오는 31일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급'으로 낮추기로 했다. 등급 하향과 함께 확진 검사와 입원 치료에 대한 비용 지원이 대폭 축소되고 확진자에 대한 생활지원비도 없어지는 등 지원책이 크게 줄어든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막대한 검사 비용 부담 덜어낸 건보공단 '표정 관리'

이처럼 건강보험 지원이 줄어들면 건보재정이 많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정부는 엄청난 비용을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해 썼다.

건강보험공단의 '코로나19 환자 치료비용 지출 경과' 자료를 보면 2020년 1월 1일부터 2022년 6월 30일까지 2년 6개월간 코로나19 치료와 검사, 백신접종 등에 국가 전체적으로 지출된 비용은 7조5천8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건보공단이 부담한 금액은 5조6천933억원으로 전체의 75%에 달했다.

전체 지출 비용을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환자 치료비가 3조5천960억원(입원 치료비 1조9천433억원, 재택 치료비 1조6천527억원)으로 가장 많은 47.4%를 차지했다.

진단검사비 1조3천747억원, 백신 접종비 1조2천665억원, 감염관리비 1천398억원 등이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 확산에 따라 2022년 2월부터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 대상의 신속항원검사에 대해 한시적으로 보험급여를 해주면서 신속항원검사 비용으로 1조2천117억원이 쓰였는데, 이런 비용 대부분을 건보공단이 책임졌다.

신속항원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건보공단은 동네 의원급 기준으로 검사 1건당 5만5천920원(진찰료 1만6천970원, 신속 항원 검사료 1만7천260원, 감염 예방·관리료 2만1천690원)을 건보 재정으로 지원했다.

민간의료보험 가입률 높은데…코로나 검사비 떠안게 된 보험업계 울상

이에 반해 보험업계는 그동안 정부와 건보공단이 책임졌던 코로나 검사 관련 비용 대부분을 떠안게 돼 울상을 짓고 있다.

실손보험에 가입한 금융소비자들이 병의원에서 받은 코로나 검사 비용을 실손보험으로 해결하려고 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은 상해나 질병으로 가입자가 실제 부담한 검사비와 진찰료, 입원·통원치료비 등 의료비를 보장해준다.

따라서 코로나도 건강보험 급여에 해당하는 비용 외에 실손보험 가입자가 내야 하는 검사 비용이나 입원·통원 치료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특별한 의심 증상이 없는데도 자발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게다가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 경우에는 모든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의료진의 권고도 없고, 치료 목적이 아니면 원칙적으로 실손보험 보장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가계의 민간의료보험 가입 비율은 상당히 높다. 건강보험의 보장 수준이 60%대에 그치는 등 충분하지 않자 자구책으로 민간 보험에 기대는 국민이 그만큼 많다는 말이다.

건강보험연구원의 '2020년도 한국의료패널 기초분석보고서(I)'를 보면 한국의료패널 조사에 참여한 전체 6천134가구 중에서 2020년 기준으로 4천944가구(80.6%)가 최소 1개 이상의 민간의료보험에 들어 있었다. 우리나라 가계 10곳 중 8곳꼴이다.

민간의료보험 가입가구의 보험 형태는 정액형 보험 81.0%, 실손형 보험 40.2%이었다. 보장유형은 질병보험 82.5%, 암 보험 78.5%, 상해보험 68.7% 등이었다.

이들 민간의료보험 가입가구는 가구당 평균 4.7개의 민간보험상품에 가입해 있으며, 매달 평균 28만3천원의 보험료(정액형 가구 월 31만5천원, 실손형 가구 월 32만9천원)를 내고 있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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