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가 꼭 때리게 행동해"…아내 수차례 폭행했는데 '벌금형' 왜?

벌금 500만원에 80시간 가정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
아내 "처벌 원치 않아"…법원 "부부관계 원만해진 것으로 보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아내를 수차례 폭행한 30대 남자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 부부의 관계가 다시 원만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판결했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이종광 형사4단독 이종광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폭행치상, 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이모씨(36)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80시간의 가정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렸다.

이씨는 지난해 6월23일 오전 8시쯤 노원구에 있는 주거지에서 배우자인 A씨에게 1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서로 휴대전화를 확인하기 위해 다투기 시작했다.

이씨는 A씨의 목을 조르고 벽으로 밀치며 폭행하자 결국 A씨는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했다. 이씨는 "너는 꼭 내가 때리게 행동한다, 맞아야 한다"고 말하며 바닥에 쓰러진 A씨를 재차 수차례 폭행했다.

이로 인해 A씨는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타박상을 입었다.

앞서 같은해 1월4일 같은 장소에서 이씨는 텔레비전 전원을 끄라고 A씨에게 요구했지만 A씨가 겁을 먹고 말을 듣지 않자 주먹으로 텔레비전 화면 액정을 내려쳐 부쉈다.

한편 이씨는 2019년 10월 사기 혐의로 징역 2년을 받고 2021년 4월 형 집행을 종료했다. 아울러 2021년 11월 상해죄로 징역 3개월을 선고받았으며 다음 해 8월 그 형을 확정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인 A씨가 이씨의 처벌을 원치 않고, 부부관계가 원만해진 것으로 보이는 점, 이씨가 경합범 관계에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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