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오른 '저탄소 축산물'…내년엔 돼지고기·우유로 확대
"올 여름 얼마나 많은 국민이 기후변화로 고통을 겪었습니까. 우리 모두가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고 각자 위치에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노력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축산인 역시 사람·동물·자연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상반기 '저탄소 축산물 인증사업'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주변에서 '잘 했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저탄소 축산인증 농가인 전남 해남 만희농장 김성희 대표)
친환경 농업 등 이른바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저탄소 축산물'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탄소중립'에 대한 소비자 요구에 맞춰 새로운 방식의 축산물을 공급함으로써 가치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 욕구 충족은 물론 축산현장의 저탄소 사양기술 확산을 선도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한우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식품부 시범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저탄소 축산물인증' 하반기 참여 농가를 오는 7일까지 모집한다고 1일 밝혔다.
'저탄소 축산물인증'은 축산물 생산과정에서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10% 이상 줄인 농가를 대상으로 한다. 저탄소 인증 축산물은 '인증 마크'가 부착돼 소비자가 구매시 쉽게 구분할 수 있으며, 이력번호 조회를 통해 인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전국 27개 한우농가가 저탄소 축산물인증을 받았다. 해당 농가에서 생산한 한우고기는 롯데백화점·올가홀푸드 등에서 판매되며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많은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저탄소 축산인증 대상 축종은 한우이며 인증조건을 갖춘 농가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지만 4가지 자격을 갖춰야 한다. 우선, 기존 환경친화 또는 위생·안전의 조건을 충족하는 기존 축산업 인증제도 7개 중 1개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둘째, 전년도 한우(거세) 출하 실적이 20두 이상이거나, 신청일 기준 사육두수가 100두 이상이어야 한다.
또 조기출하·분뇨처리·에너지절감 등 탄소 감축 기술 중 1개 이상 도입해 축종별 평균 배출량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 농가이어야 한다. 넷째, 인증조건에 따라 추후 정량평가를 통해 60점 이상 획득해야 한다.
인증조건은 △농식품 국가인증(유기축산물·무항생제·HACCP·깨끗한 축산농장·동물복지·방목생태 축산농장·환경친화축산농장) 중 1개 이상 사전취득 △기준연도 출하실적(거세우 기준)이 20두 이상이거나, 신청일 기준 사육두수가 100두 이상이면 된다.
축산농가가 신청서를 접수하면 축평원은 자격요건을 확인한 후 예비 대상 농가로 지정한다. 이후 인증 심사원이 현장 컨설팅을 통해 농장별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보고서 작성을 지원하고, 현장 심사를 통해 농장이 보유한 탄소감축기술을 점검한다.
최종 계량·비계량 평가를 마치고 환경·축산·유통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으면 '저탄소 축산물인증'을 받게 된다. 저탄소 축산물 농가에서 생산한 모든 한우(거세우)가 저탄소 인증을 받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인증을 받은 농가에서 출하한 30개월령 미만 개체에 대해서만 저탄소 인증 표시(마크)를 부착하고 있다.
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선정된 신청 농가는 오는 11월 말 인증을 취득하게 된다. 신청서는 전자우편·우편·팩스·직접 방문 등으로 접수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축평원 누리집(www.ekape.or.kr) 공지·공고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저탄소 축산물인증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좋은 편이다. 맛도 좋고, 환경도 지키는 소고기 라는 점에서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젋은 소비자들의 취향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지난 달 11일 서울시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점에서 열린 '저탄소 농축산물 시판행사'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다. 소비자들은 판매대에 전시된 초록색의 '저탄소' 스티커를 부착한 한우, 저탄소 인증 쌈 채소 등 다양한 저탄소 농축산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저탄소 축산물인증 제품은 이력번호만 있으면 '축산물 이력정보' 앱과 웹사이트를 통해 저탄소 인증 여부를 포함한 도축-가공-유통단계까지 모든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제품 포장지에서 저탄소 축산물 인증 마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다른 제품과 차별성이 크다.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 원장은 "축평원은 저탄소 축산물 인증사업을 통해 환경문제 등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생산비와 분뇨·환경문제를 줄일 수 있도록 제도를 적극 뒷받침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는 저탄소 축산물 인증 품목을 돼지고기, 우유로 확대해 가치소비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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