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도 대규모 투자… 아주스틸, '밑 빠진 독' 전락 할 수도

김동욱 기자 2023. 9. 1.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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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를 기록한 아주스틸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아주스틸은 1년 넘게 실적 악화가 지속하고 있음에도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아주스틸 설비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올해 김천공장 2차 투자, 멕시코 4공장 건설 등에 총 1658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2021년 설비투자에 233억원을 사용했던 아주스틸은 2022년부터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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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스틸이 실적 악화 및 주가 하락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사진은 아주스틸 건물 전경. /사진=아주스틸 홈페이지
적자를 기록한 아주스틸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실적이 악화하면서 재무 상태가 부실해 졌기 때문이다. 상장 후 주가가 계속 떨어져 주주들은 속을 태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아주스틸은 올 상반기 매출 4322억원, 영업손실 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8% 줄고 적자 전환됐다. 전년보다 악화했던 지난해 실적이 올 들어 더 꺾였다. 아주스틸은 2022년 연간 영업이익 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흑자(553억원)의 10분의1 이하로 떨어진 바 있다.

아주스틸은 1년 넘게 실적 악화가 지속하고 있음에도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아주스틸 설비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올해 김천공장 2차 투자, 멕시코 4공장 건설 등에 총 1658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예정된 투자 계획(1327억원)보다 300억원 이상 늘었다. 2022년 투자금(1548억원)과 비교했을 땐 7.1% 확대됐다. 2021년 설비투자에 233억원을 사용했던 아주스틸은 2022년부터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아주스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올 상반기 말 아주스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4억원에 그친다. 올해 투자 예상 금액의 21.4% 수준에 불과하다.

투자금 확보를 위해선 차입을 해야 하는데 재무 상황이 여의치 않다. 아주스틸의 올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316.7%에 달한다. 6개월 전인 지난해 말(220.1%)과 1년 전인 2022년 상반기 말(224.6%)보다100%포인트가량 급등했다. 통상 기업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경영에 불안요소가 있다고 보고 300% 이상이면 금융비용이 순이익을 깎아 먹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실적 악화와 막대한 투자 부담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아주스틸 종가는 지난달 31일 8440원을 기록했다. 2년여 전인 상장 첫날(2021년 8월20일) 종가(3만3500원)와 견줬을 때 74.8% 하락했다. 공모가(1만5100원)와 비교하면 44.1% 내렸다.

업계는 아주스틸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본다. 아주스틸은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에 사용되는 컬러강판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가전업계에 불황이 덮친 영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0~2021년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전 수요도 증가했는데, 해당 가전 교체 시기가 다가올 때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한다. 글로벌 시장정보 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전 시장은 전년 대비 10% 역성장했다.

주주들은 주가 부양을 위해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아주스틸의 배당은 상장 전인 2020년 우선주를 대상으로 주당 833원을 배당한 게 마지막이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진행한 적이 없다.

아주스틸 관계자는 "배당 등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하기는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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