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가 없어” 김상욱→유현준, MZ세대 문해력에 대한 입장(알쓸별잡)[어제TV]
[뉴스엔 이하나 기자]
‘알쓸별잡’에서 인천의 개항 역사, 인천 상륙작전부터 MZ세대의 문해력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8월 31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이하 ‘알쓸별잡’)에서는 MC인 영화감독 장항준, 배우 김민하와 김상욱 물리학과 교수, 유현준 건축과 교수, 천문학자 심채경,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인천에서 모였다.
인천으로 이동하던 출연자들은 미국 정부가 인간이 아닌 존재의 유해를 보관하고 있다는 전직 정보 장교의 증언이 나왔던 UFO 청문회에 대해 말했다. 김상욱은 “UFO가 아니라 UAP라고 해야한다. UAP는 미확인 공중 현상이다. 물체라고 말하기엔 많은 경우 자연 현상을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김민하는 “어렸을 때 과학 선생님과 과외를 하고 있었다. 저녁이었는데 뭐가 엄청 빨리 날아왔다. 빛이 퍼지면서 갑자기 사라졌다. 과학 선생님이랑 같이 봤다. 저 중학교 때다. 기억이 너무 생생하다. 아무도 안 믿지만 진짜다”라고 자신은 UAP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인천시민애집에 모인 출연자들은 1883년 개항했던 인천항에 대해 설명하며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개항 후 외국인들이 인천항에 들어오는 것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미국에 강제 개항된 일본은 미국이 남북전쟁이 터지면서 개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준비가 안 된 상태로 개항을 해 계속해서 변화를 겪었다.
출연자들은 일제 강점기 때 수탈에 이용된 협궤열차를 언급했다. 심채경은 협궤열차에서 시작된 수인선을 어린 시절 타봤던 경험을 공개했고, 유현준은 1974년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식에 참여했던 이야기가 공개돼 출연자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장항준, 김상욱은 6.25전쟁의 터닝포인트가 된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 다녀왔다. 김상욱은 전쟁에서 보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몇만 명을 이동시켜야 했던 인천상륙작전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했다. 성공확률 1/5000였던 작전은 당시에도 많은 반대가 있었다. 김상욱은 “해안가에 바닷물이 차 있어야만 배를 끌고 들어올 수 있는데, 만조부터 물이 빠지기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모든 병력이 상륙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2단계 작전으로 이뤄진 인천상륙작전은 RGB로 분류한 세 개 해안으로 상륙했다. 먼저 월미도를 점령한 뒤 인천 시가지를 탈환하고 2주 후 서울 수복까지 성공했다. 이동진은 월미도 최초의 상륙 지점을 방문한 뒤 코니아일랜드와 월미도 놀이공원의 공통점을 분석했다.
출연자들은 근대화의 산물이자, 중산층의 탄생을 증명한 놀이공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국내 최초의 워터파크인 부곡하와이, 국내 대표 놀이공원 추억을 공유했다.
심채경은 지난 6월에 개장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 다녀왔다. 평소 활자중독이 있다는 심채경은 박물관에서 본 각종 종교들의 성서에 대해 언급했다. 유현준은 “경전을 가진 종교들이 전 세계를 압도하는 종교가 된다. 경전은 전파가 빨리 된다. 지역을 벗어나는 것들은 경전을 가진 것이 힘을 가진다”라고 설명했다.
출연자들은 한글의 위대함에 대해 대화했다. 장항준은 “전 세계 문자 중에 누가 만들었는지 아는 문자가 거의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유현준은 “우리가 배울 땐 집현전 학자와 세종대왕이 만들었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세종대왕이 혼자 다 만든 거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상욱은 “사실 한글도 양반들이나 당시 주류 계급에서는 안 쓰려고 했다. 이걸 쓴 사람은 여성이었다. 그들이 한글로 글을 쓰고 편지와 소설을 쓰고 그 명이 끊기지 않고 다행히 20세기까지 와서 우리한테 넘겨줬다. 그렇지 않았으면 수업 시간에 ‘세종대왕이라는 분이 한글을 만든 적이 있는데 우리는 그걸 쓰지 않는다’라고 배울지 모른다. 조선시대 여성에게 감사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장항준은 요즘 젊은 세대들의 문장 독해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걱정했다. 심채경은 “젊은 사람들이 기성세대들이 쓰던 문장에 대한 문해력이 떨어지는데, 기성세대는 요즘 세대 언어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라고 의견을 밝혔고, 유현준도 “요즘 세대가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건 기존의 기성세대들이 썼던 걸 똑같이 따라야 한다는 가정하에 얘기하는 거다. 만약 반대로 그들이 쓰는 은어는 우리가 모르는 게 많지 않나. 왜 젊은 세대들이 은어를 많이 쓰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상욱은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라는 책에서 본 문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과 완전히 다른 틀로 본다는 내용을 설명하며 “구술 문화에서는 논리 자체가 없다고 한다. 문자를 썼기 때문에 인류가 논리적 사고를 하게 되고 인간이 세상을 보는 틀을 바꿨다고 생각한다”라며 “지금 새로운 세대는 다시 구술문화로 돌아가고 있다. 기성세대의 우려일지 모르겠지만 책과 문자를 통하지 않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옛날 구술 문화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논리를 잃고, 일관된 논리력, 사고 체계 이런 것들을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약간 걱정이 되는 면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현준은 “챗GPT를 보면 대화로 지식을 습득하게 되지 않나. 보이지 않게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고 우리 지성이 인공지능과 동조가 되면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의 생각이 비슷해지면서 뭔가 안 좋은 방법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상욱은 “인간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형태가 될 거다. 인간은 따로따로 되어 있지만 문화와 문자를 이용해서 결합된 사회를 만들었는데, 인공지능을 통해서 완벽한 동화가 되어서 하나로 움직이면 일단은 굉장히 강력할 수 있다. 그런 국가나 사회가 나오면 다른 곳을 정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사진=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캡처)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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