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스토크와 4년 계약' 배준호, 등번호 22번+마킹은 'JUN HO'...희망 번호 33번은 유스 선수 몫
[포포투=오종헌]
배준호가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스토크 시티로 이적했다.
스토크는 3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K리그1 대전에서 뛰던 배준호를 영입했다. 이적료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배준호는 4년 계약을 체결했고, 목요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할 것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등번호는 22번이며, 유니폼 마킹 표기는 '준호(JUN HO)'다.
스토크의 테크니컬 디렉터인 리키 마틴은 "배준호는 올여름 아르헨티나에서 열렸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우리 스카우트 팀의 눈을 사로잡은 유망주다. 이후 우리는 영연방과 유럽 외 국적 선수들을 관찰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높였고, 올 시즌 배준호가 뛰는 K리그1 경기들을 스카우트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틴 디렉터는 "배준호는 뛰어난 기술과 우리 팀에 맞는 프로필을 보여줬다. 그는 분명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배준호의 잠재력을 믿고 있으며 우리 팀과 잉글랜드 축구에 익숙해지면서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배준호 역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늘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길 원했다. 꿈이 이뤄졌다. 이것은 이제 나에게 시작일 뿐이다. 스토크에서 오랜 기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길 원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적응해야 할 일들이 많다. 최대한 빨리 적응을 마쳐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2003년생 미드필더인 배준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대전에 입단했다. 그는 이미 프로 데뷔 전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던 유망주였다. '2020 고등 축구리그' 1위, '2020 문체부장관기 고교축구대회' 우승, '2021 고등 축구리그' 1위, '2021 금석배 고교축대회' 1위 등 고등학교 시절 팀 내 에이스로 활약하며 4관왕을 이끌었다.
이후 엄청난 기대 속에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K리그2 승강 플레이오프 포함 10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하며 프로 무대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올 시즌 기량이 만개했다. 스토크로 이적하기 전까지 K리그1 17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
배준호는 올 시즌 초반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참가로 인해 대전을 떠나있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배준호는 대회 기간 5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하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그 활약은 2023 U-20 월드컵까지 이어졌다.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을 달고 U-20 월드컵에 참가한 배준호는 대회 초반에는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프랑스와의 첫 경기는 아예 결장했고, 온두라스와의 2차전에서는 선발로 나섰지만 후반 8분 교체 아웃됐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후반 교체로 들어와 30분 가량 뛰었다.
배준호가 기량을 마음껏 뽐내기 시작한 건 에콰도르와의 16강전이다. 당시 배준호는 전반 11분 이영준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리고 전반 19분에는 직접 골망을 흔들었다. 1골 1도움을 올린 배준호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8강에 진출했다.
이후에도 배준호는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이승원의 동점골의 발판이 되기도 했다. 한국은 4강 진출 쾌거를 달성했고, 배준호는 최종 성적 6경기 1골 3도움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메이저대회를 경험하고 돌아온 배준호는 대전 복귀 후 확실히 '레벨 업' 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한 달 반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그리고 24라운드 대구FC와의 홈 경기에서 기다렸던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특히 배준호는 대전 팬들을 향해 큰절 세리머니를 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배준호는 팀 K리그 대표로 스페인 라리가의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맞붙었다. 선발로 나선 배준호는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내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고, 경기가 끝난 뒤 '세계적인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등번호 33번 선수가 인상적이었다"며 배준호를 칭찬하기도 했다.
배준호는26라운드 FC서울전에서 올 시즌 2호골을 신고했다. 그러던 상황에서 이적설이 발생했고, 결국 전북 현대와의 리그 28라운드 원정 경기를 끝으로 이적하게 됐다. 당시 대전 팬들은 배준호에게 '대전→유럽→대전'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기차표를 선물하면서 유럽 진출을 응원했다.
앞서 배준호는 지난 28일 출국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정말 설렌다. 항상 꿈꿔왔던 무대로 나가게 됐다. 그래서 설레는 마음이 크다. 어제 미리 올라와서 에이전트 집 근처에서 숙소를 잡아서 잤다. 잠은 잘 잤다. 딱히 긴장해서 잠을 못자거나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웃음). 오히려 호들갑 떨지 않으려고 생각하는 것도 있다"고 출국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배준호는 "리그 전체적인 스타일을 봐도 피지컬이 뛰어나다. 그래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만의 장점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구단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일 텐데 선수를 생각해서 이적을 허락해주셨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팬분들도 정말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뛰겠다. 가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며 대전 구단과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이제 배준호는 스토크 팀 훈련에 합류해 2023-24시즌에 임한다. 스토크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소속으로 4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2승 2패로 리그 10위에 올라있다. 또한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1라운드에서 웨스트브롬을 잡아냈고, 2라운드에서 로더햄을 6-1로 완파하며 3라운드에 진출한 상태다. 상대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의 본머스다.
스토크는 과거 굵직한 롱볼 축구를 구사하던 팀으로 유명했다. 기나긴 역사를 갖고 있는 팀이지만 2017-18시즌 EPL 19위로 강등됐고, 현재도 2부 리그에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알렉스 닐 감독이 지난 시즌부터 팀을 이끌고 있으며, 4-2-3-1 포메이션, 3-5-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세밀한 축구 스타일을 팀에 입히고 있다.
챔피언십은 총 24개 팀이 각각 46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일정이 빡빡하다. 여기에 EFL컵과 FA컵도 있다. 배준호가 스쿼드 플랜 안에 포함된다면 꾸준하게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선 스토크는 오는 2일 프레스턴과 챔피언십 5라운드를 치른다. 그리고 9월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한편, 배준호는 등번호 22번을 달고 뛰게 됐다. 유니폼 마킹 이름은 'JUN HO'다. 배준호는 대전에서 달고 뛰었던 33번을 원했다. 그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대전에서 달고 뛰었던 33번을 생각하고 있다. 원래 그 번호 주인이 있었다가 지금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재 스토크 1군이 아닌 21세 이하 팀 선수가 33번을 갖고 있었다. 2002년생 우측 수비수인 루이스 마카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시즌 2군 리그 7경기를 뛰었고, 올 시즌에도 3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토크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십에는 출전하지 못하며 1군 무대 데뷔를 이루지는 못한 선수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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