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주택공급'…해결책은?
"시장 침체기에 발생한 자연스러운 흐름…공급부족 사태는 막아야"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올해 주택 착공이 지난해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향후 공급부족으로 인한 주택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주택 공급난이 현실화하면 집값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현재로선 명확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진단이 많다. 시장 침체로 인해 사업주체들이 계획한 사업에 착수를 하지 못하는 등의 사유로 벌어진 일이어서다.
1일 국토교통부의 2023년 7월 주택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주택 착공은 10만229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2만3082가구) 대비 54.1% 줄었다.
주택 공급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전국 주택 인허가도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20만7278가구로 지난해 동기(29만5855호) 대비 29.9% 감소했다. 이에 2~3년 뒤에는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 공급에는 착공 이후 2∼3년, 인허가 이후 3∼5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건설 선행지표의 부진은 향후 건설투자의 증가세가 제약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건설 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42.7% 감소했다. 주택 인허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5% 줄었고 주택 착공도 62.4% 감소했다. 주택 착공 면적은 지난해 9월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를 유지해 왔다. KDI는 "현재는 주택 준공이 증가하며 단기적인 주택공급은 양호한 상황이지만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향후 주택공급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 공급난 우려가 계속되자 정부도 최근 주택공급혁신위원회를 소집해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혁신위에서 "금리 상황과 비용 상승, 분양 수요 위축 문제가 쌓이면서 전체적으로 공급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초기 비상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공급 경색으로 가지 않도록 금융·공급 부분을 들여다보고 금융당국, 거시당국과 본격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국토부는 민간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자금조달 불편 해소와 규제 개선 등을 관계부처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공공 부문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을 차질없이 추진하면서 계획된 공급 물량을 달성할 수 있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으로선 명확한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고금리, 원자잿값 급등으로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사업 시행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금 어떤 정책 지원을 해준다고 해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이 잘 되게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현재 건설사들의 가장 큰 문제는 돈을 끌어 올 곳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 조달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고 당연히 금융권에서도 선뜻 대출해 주기 어렵다"며 "예를 들어 민간 건설사가 지방에 주택 공급하겠다고 자금을 빌려달라 했을 때,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쉽게 대출을 승인해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은행에선 미분양 등으로 대출금을 제때 상환받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현재로선 민간 건설업체 입장에서도 사업이 안 될 게 뻔한데 사업을 진행하라고 하는 건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어디까지 정책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어디까지 민간기업의 책무라고 봐야 할지 애매한 시기 같다"고 진단했다. 일부 수도권을 제외하곤 분양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주택 사업에 나서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시장이 좋지 않아 회사들이 착공을 줄이는 상황인데 강제로 사업을 하라고 하긴 어렵다"며 "당장 어떤 대책으로 미래를 준비하긴 어렵기 때문에 시장수요에 따라 그때그때 정책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금리 기조 등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는 동안 부동산 관련 사업들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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