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신축 원전 절반은 中...뒤쳐진 美 ,추격 가능?
美와 유럽에서 원전 신축 멈춘 사이 中 기술 발전
친환경 발전에 현실적인 대안, 美 역시 원전 주도권 탈환 노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오랜 우방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중국산 원자력 발전소(원전)에 관심을 두는 가운데 중국이 이미 세계 원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때 원전 시장을 평정했던 미국은 차세대 원전을 선보이며 기술로 중국을 앞지를 계획이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IAEA 통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17개국에서 건설 중인 원자로는 총 57개로 이 가운데 21기는 중국에서 짓고 있다. 해당 원자로들의 발전 용량은 총 21.61기가와트(GW)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1GW의 전기면 중소 도시 하나의 전력을 충당할 수 있다.
2번째로 원자로를 많이 짓는 국가는 8기(6.03GW)를 짓는 인도였으며 3위는 튀르키예(4기·4.46GW)였다. 한국은 4위로 총 4.02GW를 생산할 수 있는 3기의 원자로를 짓고 있다. 중국 정부는 8월에도 6기의 신규 원자로 건설을 승인했으며 현재 전체 발전량 대비 5% 수준인 원자력 비중을 2035년까지 10%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중국이 이처럼 원전 건설을 서두르는 이유는 우선 경제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의 총 전력생산량은 2000년 1280테라와트시(TWh)에서 2020년 7600TWh로 급증했다.
미국의 원자력 산업 단체인 원자력연구소(NEI)의 존 F. 코텍 부소장은 "중국은 지난 20년간 엄청나게 늘어난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며 "원전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발전소를 건설해왔다"고 말했다.
CNBC는 중국의 발전소 가운데 아직도 약 3분의 2가 석탄 등을 이용한 화력발전소라고 지적했다. 이는 가뜩이나 오염이 심각한 중국 도시들의 대기 수준을 더욱 악화시킨다. 더욱이 국제적인 탄소 감축 움직임에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 코텍은 "막대한 석탄 사용과 자가용 증가로 인해 보다 깨끗한 전력 생산이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CNBC는 자본과 건설을 국가가 통제하는 중국의 체재 특성상 원자로 건설 같은 대규모 사업을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의 원전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해외 수출을 모색 중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25일 보도에서 사우디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국영 원전기업인 중국핵공업그룹(CNNC)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인접한 사우디 동부에 원전 건설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원자로 입찰가는 한국이나 프랑스 기업들의 제안보다 최소 20% 낮다고 알려졌다.
미국은 93기의 원자로에서 95.83GW의 전력을 생산하며 이는 2위인 프랑스(56기·61.37GW)나 3위 중국(55기·53.18GW)을 압도하는 숫자다. 4위는 37기에서 27.73GW를 생산하는 러시아이며 한국은 5위(25기·24.49GW)다.
그러나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자코포 부옹오르노 원자력과학공학과 교수는 "중국은 현재 원전 기술 분야에서 사실상 세계 리더"라며 "미국이 원전에서 세계적 지배력을 잃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79년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2호기에서 노심용융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건물 내 방사능 수치는 정상치의 1000배까지 상승했으며 인근에서 약 10만명이 대피했다. 미 정부는 당시 외부 방사능 유출은 없었지만 앞으로 미국에 새 원전을 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원전에 대한 거부감은 해당 사건 이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 심각한 사고가 이어지면서 더욱 증폭됐다. 유럽 역시 원전을 거부했다. 미 정부는 이후 2012년에 이르러서야 조지아주에 신규 원전인 보글 3호와 4호 건설을 승인했으며 보글 3호는 올해 7월 31일부터 상업 운전을 개시했다. 그 사이 미국의 원전 기술은 정체되었고 한국이 세계 원전 시장에서 미국의 공백을 메우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과 유럽은 기후변화와 친환경 산업을 내세우면서 탄소 배출 없이 가장 실용적으로 전기를 얻을 수 있는 원자력 발전에 다시 눈을 돌렸다.
미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최근 조사에서 미국인 가운데 전기 생산에 원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57%로, 지난 2020년(43%)보다 늘었다. 부옹오르노는 "미국서 개발되는 새로운 기술, 특히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와 마이크로 원자로(MMR)가 상업적으로 성공한다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SMR은 전통적인 원자로의 크기와 출력을 줄이고 모듈형 설계를 적용한 차세대 원자로다. 해당 원자로는 규모가 작아 출력 조절과 냉각이 쉽고 공사 난이도가 낮아 입지 선정이나 공사 속도 모두 기존 원자로보다 우월하다. 일반적으로 출력 300메가와트(MW)까지 소형으로 보고 10MW이하를 MMR로 분류한다.
중국 역시 SM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NNC는 지난 2016년에 IAEA로부터 자체 개발한 SMR인 '링룽 1호'의 사용 허가를 받았다. 중국은 현재 하이난성 창장에 링룽 1호를 건설 중이며 지난 7월 핵심 모듈이 현장에 도착했다. 중국 정부는 2026년에 세계 최초의 SMR 상업 운전에 나설 계획이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장난감 자랑하다 전라노출…사진 빛삭
- 남편상 사강, 4년만 안방 복귀…고현정 동생
- "눈 떴는데 침대에 피가 흥건"..토니안, 정신과 증상 8가지 나타났다 고백 [헬스톡]
- 이재명 유죄에 비명계 뜬다…민주 균열 가속화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치마 야하다고"…엄지인, 얼마나 짧기에 MC 짤렸나
- 영주서 50대 경찰관 야산서 숨진채 발견…경찰 수사 착수
- "조카 소설, 타락의 극치" 한강의 목사 삼촌, 공개 편지
- "엄마하고 삼촌이랑 같이 침대에서 잤어" 위장이혼 요구한 아내, 알고보니...
- "딸이 너무 예뻐서 의심"…아내 불륜 확신한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