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엔 열한 살 독도가 있다 [뉴스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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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사진 한 장이 반가웠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가장 놀라웠던 제보는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 초대형 독도 벽화가 그려져 있는 주유소. 여러모로 알아봤더니 그려진 지는 꽤 됐고 '한인'이 추진. 인도네시아인에게 독도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일조를 했으리라 믿어."
안타깝지만 충전소를 찾는 현지 택시 기사들은 독도가 한국의 섬인지는 잘 모른다(이유는 기사에 담겨 있다). 열한 살 자카르타 독도는 한국 대사관에서 2㎞ 서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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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사진 한 장이 반가웠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의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인용한 내용은 이렇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가장 놀라웠던 제보는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 초대형 독도 벽화가 그려져 있는 주유소. 여러모로 알아봤더니 그려진 지는 꽤 됐고 ‘한인’이 추진. 인도네시아인에게 독도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일조를 했으리라 믿어."
3년 전 벽화를 처음 발견하고 수차례 들렀던 기억이 떠올랐다. 자카르타 특파원이었던 2020년 6월 현장을 취재해 보도(자카르타 유일 독도 벽화 "일본 탓에 '우리 땅'이라 못 써")한 바 있다. 부임 초기 우연히 동승한 승은호 코린도그룹 회장의 지나가는 말이 실마리였다. "한인이 벽에 독도를 그렸어. 오래됐지. 이 근방일걸." 승 회장이 최초 제보자였던 셈이다. 어리석게도 '한반도 지도에 독도를 표시했으려니' 착각한 탓에 진전이 없었다.
그로부터 1년쯤 뒤 전기차를 취재하다 운명처럼 벽화 주인을 만났다. 전기버스 사업을 하는 안만오 맘팡CNG충전소 대표다. 세 방향에서 바라본 독도(동도, 서도)를 2012년 너비 약 30m, 높이 4m인 자신의 충전소 벽에 옮긴 사연을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 안타깝지만 충전소를 찾는 현지 택시 기사들은 독도가 한국의 섬인지는 잘 모른다(이유는 기사에 담겨 있다). 열한 살 자카르타 독도는 한국 대사관에서 2㎞ 서쪽에 있다.
9월 첫날이라 인도네시아가 당겼다. 9월은 양국의 가연을 잇는 달이다. 1920년 9월 20일 인도네시아에 한인이 첫발을 디뎠고, 1969년 9월 10일 대표 한상기업 코린도그룹이 창업했고, 1973년 9월 18일 양국이 수교했다. 이주 103년, 경제협력 54년, 외교 50년 역사가 모두 9월 어느 날 뿌리내린 셈이다.
마침 9월 아세안 정상회의를 맞아 대통령, 대기업 총수 등 정·재계 고위 인사가 자카르타를 방문한다고 한다. 경제, 산업 등 여러 협력 방안이 쏟아지고, 한국을 사랑하는 2억7,500만 인구의 내수 시장, 미중 갈등 및 공급망 교란의 돌파구, 아세안 시장의 교두보 등의 의미도 더할 게다. 신뢰와 끈기를 기반으로 쌓아갈 경제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이왕 간 김에 미소와 협치, 두 가지만 눈여겨보길 제안한다.
특파원 3년, 가장 기억에 남는 걸 물으면 "미소"라고 답한다. 눈이 마주치면 따라오는 '스늄 마니스(senyum manis·달콤한 미소)'에 빠져 나도 모르게 함께 웃게 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000달러도 안 되는 가난한 나라지만 마음은 부자인 '미소 공화국'이다. 역으로 방한했던 인도네시아인에게 한국인의 인상을 물으면 대개 "무섭다"고 답한다. 귀국 뒤 스늄 마니스를 실천하고 있으나 갈수록 낯빛이 굳는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은 대선에서 두 번 싸운 최대 정적 프라보워 수비안토를 국방장관으로 발탁해 4년째 동행하고 있다. 프라보워는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대선 불복 폭력 시위의 배후 조종자이자 역사적으로 단죄했어야 할 인물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2019년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프라보워 기용을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으로 안정되길 바랐다. 한 걸음, 한 걸음 하나 돼 나아가면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함께 볼 것이다." 조코위 대통령의 8월 지지율(만족도)은 81.2%다.
고찬유 경제부장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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