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간 열리는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 월미도 희생자 추모는 고작 15분

이환직 2023. 9. 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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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와 해군이 1950년 6ㆍ25전쟁 당시 전황을 바꾼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9월 1일부터 19일까지 월미도 등지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연다.

인천시는 앞서 인천상륙작전 과정에서 미군 폭격으로 희생된 월미도 주민 추모 행사를 함께 여는 걸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15분짜리 위령비 헌화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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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항공기·장병 3300명, 상륙작전 재연도
월미도 원주민 추모는 위령비 헌화가 전부
인천상륙작전 72주년인 지난해 9월 15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시와 해군이 1950년 6ㆍ25전쟁 당시 전황을 바꾼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9월 1일부터 19일까지 월미도 등지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연다. 인천시는 앞서 인천상륙작전 과정에서 미군 폭격으로 희생된 월미도 주민 추모 행사를 함께 여는 걸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15분짜리 위령비 헌화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인천시와 해군에 따르면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는 9월 11일 팔미도 등대 탈환ㆍ점등 행사를 시작으로, 15일 전승기념식과 연합상륙작전 재연 행사, 해군 첩보부대 전사자 추모식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가장 중심인 전승기념식은 해군 상륙함 노적봉함(4,900t)에서 진행되며, 천왕봉함(4,900t)과 대형수송함 독도함(1만4,500t)도 동원된다. 연합상륙작전 재연행사에는 함정 20여 척, 항공기 10여 대, 장병 3,300여 명을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해군의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과 호위함 밴쿠버함도 참가한다. 이 밖에 온라인 사진전과 국제자전거ㆍ단축 마라톤 대회, 인천국제안보회의 등 호국안보 행사도 마련됐다.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이 작전으로 희생된 월미도 희생자 추모 행사는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1기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인천상륙작전을 5일 앞둔 1950년 9월 10일, 미 해병대항공단 전폭기가 월미도에 네이팜탄 95발을 투하해 주민 100여 명이 희생됐다. 월미도를 장악한 북한군 400여 명을 제압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희생자 가족들의 한은 풀리지 않은 채 70년 넘은 세월이 지났다. 인천시는 진실화해위 권고에 따라 2021년에서야 월미공원에 위령비를 세우고, 2020년부터 주민과 유족 등 23명에게 월 25만 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주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 확대 계획을 밝히며 “범시민협의체를 구성해 월미도 희생자 추모행사를 같이 할지 여부 등에 논의하겠다”고 했다. 희생자와 넋을 기리는 차원에서라도 대규모 전승행사는 적절치 않다는 여론을 감안한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론 15분짜리 위령비 헌화 행사뿐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월미도 원주민 단체는 크게 실망하고 있다. 한인덕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장은 “수많은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 놓고는 사과 한마디 없이 위령비 하나 세워준 게 전부”라며 “승전 기념행사만 거창하게 할 것이 아니라 희생자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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