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 낙점 김동철..."장관이 낙하산 지시하겠나" 과거 발언 도마 오를 듯

이윤주 2023. 9. 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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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의 새 사장 최종 후보로 4선(17~20대)의 김동철 전 국회의원이 낙점됐다.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31일 김 전 의원을 사장으로 선임하는 공문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접수했다.

김 전 의원이 한전 이사회와 주주 총회를 거쳐 사장에 임명되면 한전은 창립 62년 만에 첫 정치인 출신 수장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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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시절 낙하산 인사 수차례 공개 비판
"일 잘하면 정권 상관없이 연임시켜라...그게 공기업 개혁"
한전 이사회 주주총회 거쳐 9월 중 임명 예상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021년 10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윤 후보.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전력공사의 새 사장 최종 후보로 4선(17~20대)의 김동철 전 국회의원이 낙점됐다.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31일 김 전 의원을 사장으로 선임하는 공문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접수했다. 김 전 의원이 한전 이사회와 주주 총회를 거쳐 사장에 임명되면 한전은 창립 62년 만에 첫 정치인 출신 수장을 맞는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과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시절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여러 차례 공개 비판했던 것으로 확인돼 '내로남불'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본보가 19대 국회 속기록을 분석한 결과 김동철 전 의원은 2013년 3월~2014년 5월, 2014년 6월~2015년 9월 국회 산자위 위원과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대통령 측근의 공공기관장 인사를 비판했다. 2014년 2월 열린 산자위 임시회의에서 김 전 의원은 새 공공기관장 중 대통령 측근이 45%인 점을 강조하며 "청와대가 낙점한 공기업장에 대해 장관이 어떻게 지시할 거냐"고 윤상직 당시 산업부 장관을 몰아세웠다. 그는 21~25일 열린 임시회에서 낙하산 인사를 연이어 지적하며 "(업무를 모르는 정치권 기관장은) 출근시키지 말고 그냥 봉급만 주시라. 차라리 부작용이라도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그는 "일 잘하면 정권에 관계없이 몇 번이든 연임시켜 주면 그게 공기업 개혁"이라며 "청와대에서 낙점 다 해놓고 무슨 놈의 공기업 개혁을 이야기하냐"고 강조했다.

2015년 4월 임시회에서는 당시 한전의 반복된 협력업체 비리 문제를 지적하며 "감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지금 감사가 다 외부에서 낙하산처럼 내려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전과 한전 계열사의 감사 중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을 줄줄이 읊으며 "감사에 대해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보내야지 이게 뭐냐"고 질타했다.


박근혜 정부 신규 원전 건설 우려..문재인 정부 탈원전도 비판

2018년 6월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이 국회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 전 의원은 국회 산자위 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박근혜 정부의 새 원전 건설 추진을 두고 지역 주민 설득이 먼저라며 난색을 표했다. 2015년 7월 산업부로부터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고받으며 그는 "너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위원장으로 장관께 질문하겠다"며 "(7차 수급계획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이야기하려면 신재생사업을 활성화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 원전 2기에다가 확정된 신고리 7, 8호기를 계산하면 원전 네(4) 기를 삼척이나 영덕에 새로 짓겠다는 건데 지금까지 선례로 봤을 때 대단히 어려운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본보와 통화에서 과거 발언에 대해 "(신규 원전 건설 우려는) 국민 수용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고 박근혜 정부 전력 정책의 모순성을 지적한 것"이라며 "저는 원전 찬성론자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열 차례 이상 공개 비판했다"고 해명했다. 김 전 의원은 2017, 2018년 "탈원전 방향에는 동의하나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졸속 탈원전 정책은 무책임한 인기영합 정책" 등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 논평, 의견을 냈다.

다만 낙하산 인사에 대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당시 소속 정당의 입장에서 비판했지만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해 (사장에 응모해) 낙하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건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도 개혁이 필요한 공기업은 외부 인사 영입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현재 한전은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전은 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새 사장 선임 안건을 논의한다. 한전의 주주 총회를 거쳐 산업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면 김 전 의원은 이르면 9월 중순부터 한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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