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유찬과 하지오가 함께 보낸 뜨거운 여름은 찬란하고 청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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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기분일까.
청소년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속 열일곱 남학생 유찬에게는 이유 모를 화재로 부모님을 잃은 5년 전부터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게 된 게 오히려 큰 고역이다.
그래서 듣기 싫은 다른 사람의 속마음 이야기를 차단하고자 늘 이어폰을 낀다.
유찬과 하지오는 번영 사람들과 어우러지면서 서로를 향해, 세상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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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기분일까. 수많은 삶의 선택지 앞에서 고민을 더는 이점이 있지 않을까.
청소년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속 열일곱 남학생 유찬에게는 이유 모를 화재로 부모님을 잃은 5년 전부터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게 된 게 오히려 큰 고역이다. 그래서 듣기 싫은 다른 사람의 속마음 이야기를 차단하고자 늘 이어폰을 낀다. 그러다 무더운 유월에 전학 온 여학생 하지오와 가까이 있기만 하면 고요가 찾아오는 경험을 한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는 가족에 관한 아픔이 있는 17세 남녀가 서로를 통해 자신의 삶과 화해하고, 그 이후의 삶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소설은 경북 정주군 번영읍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유찬과 하지오의 챕터를 오가며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된다. 유찬은 5년 전 화재 사건과 관련해 비밀을 감추고 있는 번영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엄마와 둘이 살던 하지오는 엄마의 병환으로 평생 있는지도 몰랐던 아빠를 찾아 서울에서 번영으로 전학을 왔다. 서로 강한 끌림을 느낀 두 사람은 상대방의 아픔을 알아보고 지켜보면서 그동안 외면해 온 자신의 상처도 직시한다. 유찬과 하지오는 번영 사람들과 어우러지면서 서로를 향해, 세상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소설은 두 사람이 첫사랑의 감정과 주변 사람들과의 화해를 통해 뜨겁고 고통스러운 여름을 찬란하게 빛나는 계절로 빚어내는 과정을 명료한 문체로 풀어냈다. 여러 인터뷰에서 "청소년문학을 통해 청소년들이 책을 덮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밝혀 온 청소년소설 베스트셀러 작가 이꽃님의 신작. 가독성이 높아 단숨에 읽힌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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