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유찬과 하지오가 함께 보낸 뜨거운 여름은 찬란하고 청량했다

김소연 2023. 9. 1. 04: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기분일까.

청소년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속 열일곱 남학생 유찬에게는 이유 모를 화재로 부모님을 잃은 5년 전부터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게 된 게 오히려 큰 고역이다.

그래서 듣기 싫은 다른 사람의 속마음 이야기를 차단하고자 늘 이어폰을 낀다.

유찬과 하지오는 번영 사람들과 어우러지면서 서로를 향해, 세상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게티이미지뱅크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기분일까. 수많은 삶의 선택지 앞에서 고민을 더는 이점이 있지 않을까.

청소년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속 열일곱 남학생 유찬에게는 이유 모를 화재로 부모님을 잃은 5년 전부터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게 된 게 오히려 큰 고역이다. 그래서 듣기 싫은 다른 사람의 속마음 이야기를 차단하고자 늘 이어폰을 낀다. 그러다 무더운 유월에 전학 온 여학생 하지오와 가까이 있기만 하면 고요가 찾아오는 경험을 한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는 가족에 관한 아픔이 있는 17세 남녀가 서로를 통해 자신의 삶과 화해하고, 그 이후의 삶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소설은 경북 정주군 번영읍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유찬과 하지오의 챕터를 오가며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된다. 유찬은 5년 전 화재 사건과 관련해 비밀을 감추고 있는 번영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엄마와 둘이 살던 하지오는 엄마의 병환으로 평생 있는지도 몰랐던 아빠를 찾아 서울에서 번영으로 전학을 왔다. 서로 강한 끌림을 느낀 두 사람은 상대방의 아픔을 알아보고 지켜보면서 그동안 외면해 온 자신의 상처도 직시한다. 유찬과 하지오는 번영 사람들과 어우러지면서 서로를 향해, 세상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소설은 두 사람이 첫사랑의 감정과 주변 사람들과의 화해를 통해 뜨겁고 고통스러운 여름을 찬란하게 빛나는 계절로 빚어내는 과정을 명료한 문체로 풀어냈다. 여러 인터뷰에서 "청소년문학을 통해 청소년들이 책을 덮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밝혀 온 청소년소설 베스트셀러 작가 이꽃님의 신작. 가독성이 높아 단숨에 읽힌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이꽃님 지음·문학동네청소년 발행·192쪽·1만2,500원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