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답게 사는 것, 그래서 '아홉칸집' [책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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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껏 '나답게' 산다는 건 뭘까.
그렇게 쌓인 말과 글은 최근 집과 동명 에세이집에 담겨 세상에 나왔다.
아홉칸집의 건축주이자 남편과 함께 목조주택 시공 회사를 운영하는 작가가 내놓은 산문은 그렇다고 집짓기 안내서나 목조주택 입문서는 아니다.
편안한 호흡으로 술술 읽어 내려가다가 나무 집의 천연한 모습이 생생하게 다가와 가끔 멈추게 되는 것도 이 책만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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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껏 '나답게' 산다는 건 뭘까. 작가 차민주(47)는 당연해 보이지만 쉽게 잊어버리는 인생 물음에 대한 답을 집에서 찾았다. 자신을 닮은 목조 주택 '아홉칸집'을 짓고 그 속에서 수년을 보내며 정체성을 고민하고 스스로 답을 구했다. 집을 지으며 "반드시 있어야 할 정해진 위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득하고 나서야 "인생에 결정된 것은 없으며 스스로 결정해가면서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게 쌓인 말과 글은 최근 집과 동명 에세이집에 담겨 세상에 나왔다.
아홉칸집의 건축주이자 남편과 함께 목조주택 시공 회사를 운영하는 작가가 내놓은 산문은 그렇다고 집짓기 안내서나 목조주택 입문서는 아니다. 건축 관련 정보와 꿀팁도 있지만 큰 틀에서 책은 그가 집을 짓고 살면서 스치는 인연, 생각, 철학을 차분하게 담아내는 것에 집중한다. 왜 집을 짓느냐는 최초의 의문부터 탈도시를 결심하게 된 과정, 과거와 현재가 결합된 주택을 만들고 공간을 채우며 조금씩 삶의 재미와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는 집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집이라는 공간에 농축된 성장 스토리에 가깝다.
편안한 호흡으로 술술 읽어 내려가다가 나무 집의 천연한 모습이 생생하게 다가와 가끔 멈추게 되는 것도 이 책만의 매력이다. 사는 사람만 알 수 있는 내밀함을 음미하다 보면 여름에는 비를 머금은 나무 향기가 집안을 감싸고, 겨울에는 눈이 내리고 쌓이는 소리까지 들려 북한산 아래 집에서 직접 사계절을 보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아홉 칸 나무 집에 머무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체험을 한 뒤는 또 어떤가. 마음의 깊은 곳에서 채근하는 소리가 들려올지도 모른다. "존재하는 정답을 버리고 당장이라도 '나다운 집'을 지어 보면 어때. 그것이 건강하고 담백한 나무 집이라면 참 좋지 않을까!"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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