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담대·기업 대출 대폭 풀었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3. 9. 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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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은행 금리 인하
광저우·선전, 생애 첫 주택 확대
지난달 30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아파트 단지. 중국 경제를 지탱하는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면서 금융권과 지방정부 재정 등으로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중국 1위 민간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영문명 컨트리가든)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로 중국 경제를 지탱하는 부동산 시장이 휘청거리는 가운데, 금융권과 지방정부 재정 등 전방위적으로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대출을 완화하고 증시 활성화 방안을 내놓는 등 서둘러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 에버코어ISI의 네오 왕 매니징디렉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내놓은 4조위안(약 725조원) 규모 부양책 수준의 대포를 쏘지 않는다면 (경제 회복의) 반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위기의 진원지인 비구이위안은 30일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1~6월) 489억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집계됐다. PMI는 기업들의 주문량·생산량·재고 수준 등을 조사해 0~100 범위에서 작성된다. 50 이상이면 경기가 확장 국면, 50 미만이면 수축 국면이라는 뜻이다. 지난 3월 51.9였던 중국의 제조업 PMI는 4월(49.2)부터 5개월 연속 50을 밑돌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의 엔진인 수출 부진이 제조업 경기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7월 수출액은 작년 7월에 비해 14.5% 줄어, 코로나 유행 초기인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베이징에서 한 중국인이 중국공상은행 지점 옆을 지나가고 있다./EPA 연합뉴스

올해 1월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도 수출·내수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마저 얼어붙으면서 중국 정부는 부양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베이징·상하이와 함께 4대 1선 도시(대도시)에 속하는 광저우·선전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적이 있는 무주택자에게도 생애 최초 주택담보대출처럼 계약금·이자 혜택을 준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또 돈줄이 마른 민간 기업에 대한 대출 완화를 위해 은행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금융 규제 당국은 대출 기관, 기업 등과 회의를 열고 은행들의 민간 기업 대출 확대를 촉구했다. 기업들의 또 다른 자금줄인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중국 재정부는 지난 28일부터 주식거래 인지세를 기존 0.1%에서 0.05%로 낮췄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5년 만의 인하다.

중국 대형 시중은행들은 1일부터 예금 금리를 인하한다. 1년 만기는 0.1%포인트 내리고, 2년 만기는 0.2%포인트, 3·5년 만기는 0.25%포인트 낮춘다.

3년간의 코로나 팬데믹과 최근 부동산 위기 여파로 지방정부 재정도 비상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배정한 지방특별채 발행 한도(약 689조원)를 9월 말까지 소진하라고 최근 지시했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숨통을 틔워 주기 위한 조치다. 탈중국을 저울질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에도 SOS를 보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8일 외국 기업의 주재원들이 본사에서 지원받는 주택임차료·자녀교육비 등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4년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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