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하이쿠이·사올라 세력 합친다? 오늘 남부 거센 비

박상현 기자 2023. 9. 1.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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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 중심 ‘가을 장마’
‘가을 태풍’도 동시에 발달
31일 필리핀 마닐라 케손시티에서 태풍 하이쿠이 영향으로 도로가 침수되자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자료=기상청, 그래픽=김하경

1~2일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가을장마’라고 불릴 만한 최대 200㎜ 집중호우가 쏟아지겠다. ‘가을 태풍’도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겠다.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 ‘가을 태풍’이 강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한반도 북쪽 한랭 건조한 공기와 남쪽 고온 다습한 공기가 대한해협 상공에서 충돌해 비구름을 동반한 정체 전선을 형성하면서 1일 영남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31일 밝혔다. 정체전선은 점차 북상해 2일 남부 지방과 제주도에 거센 비를 뿌리겠다. 1~2일 예상 강수량은 영남·제주 50~200㎜, 전남 30~100㎜, 전북 5~40㎜로 예보됐다.

정체전선은 대기가 불안정한 장마 때 주로 발달한다. 장마 기간 형성하는 정체전선을 ‘장마 전선’이라 부른다. 장마가 끝나고 한여름이 되면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각각 우리나라 대기 상·하층을 덮으며 기압계가 안정돼 비가 내리지 않고 폭염(暴炎)이 발생한다. 그러다 여름 끝물부터 두 거대 기단이 물러나면 기압계가 흔들리면서 다시 정체전선이 발달해 일종의 ‘가을장마’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 무렵 ‘가을 태풍’도 우리나라 쪽으로 북상하게 된다.

2일부터는 한반도 남쪽에서 발달한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뜨거운 수증기를 불어넣겠다. 11호 태풍 ‘하이쿠이’는 2일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을 지나 3일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동 과정에서 고온 다습한 공기를 한반도 쪽으로 밀어넣을 전망이다. 태풍의 영향으로 남부 지방 빗줄기가 더 거세질 수 있다.

‘하이쿠이’가 현재 홍콩 부근에 있는 9호 태풍 ‘사올라’와 세력을 합치면 우리나라로 공급되는 수증기량이 더 늘어나게 된다. 12호 태풍 ‘기러기’도 4일 일본 가고시마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때까지 한반도로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가을 태풍’ 2개의 움직임에 따라 남부 지방에 예년보다 더 많은 양의 가을비가 내리겠다.

최근 태풍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동아시아 기압계가 한층 불안정한 상태다. 태풍이 발달하는 열대해상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1도가량 높은 29~30도를 유지하는 상황이라 태풍이 몸집을 불리기 좋은 조건이다. 여기에 태평양 감시구역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가 겹치면 우리나라 남부 지방으로 뜨거운 공기 유입이 늘어난다. 엘니뇨는 겨울이 전성기이기 때문에 가을로 접어들수록 우리나라로 접근하는 태풍과 비의 강도는 더 세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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