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희생자도 62명… “아빠·사촌 언니 한꺼번에 잃어”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의 희생자 중 미국인은 62명으로 한국인(105명) 다음으로 많았다. 사망자 중에는 조지아주 민주당 하원의원이었던 래리 맥도널드 의원도 있었다. 래리 맥도널드 의원은 6·25전쟁 정전 30주년이자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방한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미국 유타주 새러토가스프링스에 사는 마이크 톰슨(70)씨는 1983년 당시 맥도널드 의원의 비서관으로 일하던 중 사고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그는 본지에 “맥도널드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당시 공화당 레이건 행정부보다 소련에 대해 강경했다”고 했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은 007기 격추 사건 이후 소련이 인류에 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하고 ‘대학살’이라는 용어까지 여러 차례 사용했지만 결국 수사(修辭)에 그쳤다”며 “당시 레이건 정부가 소련에 그다지 의미 있는 스탠스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God Bless the USA(신이시여 미국을 축복하소서)’ 노래를 들을 때마다 맥도널드 의원이 떠오른다고 했다. 미국의 유명 가수 리 그린우드는 1983년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을 계기로 이 노래를 작곡했다고 한다. 이후 이 곡은 걸프전과 9·11 테러 사건 등 위기가 닥칠 때마다 미국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국민가요’가 됐다고 한다.
필리핀계 미국인 엑시 크루즈(60)씨는 007편 사고로 아버지와 사촌 언니를 한꺼번에 잃었다. 사고 당시 56세였던 아버지 알프레도 크루즈씨는 당시 24세였던 사촌 언니 에디스 크루즈씨와 함께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김포국제공항을 거쳐 필리핀 마닐라로 향하던 중이었다.
엑시 크루즈씨는 당시 건강이 좋지 않았던 아버지의 필리핀 방문을 만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어머니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싶다”며 필리핀으로 떠났다. 엑시 크루즈씨는 “회계사였던 아버지는 매우 꼼꼼하고 자상한 분이었다”며 “40년이 지난 지금도 젊은 시절의 훤칠했던 아버지 모습이 생생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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