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60% ‘중도’…확장성이 총선 가른다
- ‘진보’23.3% ‘보수’16.6%
- ‘중도’ 20대 여성 67% 달해
- “미래 세대의 표심 잡으려면
- 이념 내려놓고 이슈 집중을”
<사진설명: 미래세대인 2030의 정치·사회 의식은 어떨까. 국제신문은 이들의 생각을 엿보고자 지난 8월 10일부터 23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부산에 살고있는 2030은 사회적 갈등 중 ‘빈부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여겼으며, 가깝게 지내야 할 나라로는 미국을 꼽았다. 또 4명 중 1명은 ‘부산이 제2의 도시가 아니다’고 생각했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교정을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부산에 거주하는 2030세대 10명 중 6명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중도’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4월 치러질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청년 표심을 사로잡는 키워드가 ‘확장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신문은 창간 76주년을 맞아 ㈜도시와공간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8월 10~23일 2030세대 800명을 대상으로 정치·사회의식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자신의 정치 성향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60.1%가 ‘중도’라고 답했다. ‘진보’(진보+극진보)가 23.3%로 ‘보수’(보수+극보수) 16.6%보다 높았다.
2030 안에서도 성·연령에 따라 온도차가 뚜렷했다. 남성의 ‘보수’ 응답률은 20.8%로 여성(12.3%)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연령별로는 ‘중도’ 응답자 비율이 20대가 69.3%로 30대(50.8%)에 비해 크게 높았다. 자신을 ‘진보’라고 응답한 30대 비율은 31.3%로 20대 진보 응답자(15.4%)의 배를 넘었다.
통상 부산하면 ‘보수의 성지’를 떠올리지만 2030세대는 사뭇 다른 정치적 성향을 보인 것이다. 미래 세대의 표를 얻으려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선거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민준(24) 부산시 청년정책조정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기성세대에게는 산업화·민주화라는 공통의 시대적 요소가 있었지만 지금 2030에겐 그런 게 없다. 여기에 개인적인 성향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특징까지 더해지면서 특정 이념에 집착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 촛불을 들었던 청년이 문재인 정부에 반감을 가지기도 했다. 청년의 정치성향이 유동적인 만큼 청년 표심을 잡으려면 이념적 색채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부경대 차재권(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도층 비율이 60%가 나온 것은 부산 청년 민심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반증인 동시에 이념의 카테고리에 자신을 가두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의미”라며 “이념 갈라치기로는 2030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중도가 좋아할 만한 이슈를 누가 더 많이 만들어내느냐가 내년 총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30은 대체로 정치에 관심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도 깨졌다. ‘정치를 통해 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4.8%가 ‘가능하다’ (충분히 가능 + 쉽진 않지만 가능)고 응답했다. ‘정치 기사·글이나 영상을 얼마나 자주 보느냐’는 질문에는 13.0%가 ‘매일 본다’고 했다. ‘일주일에 3번 이상’도 22.6%에 달했다.
사회분야 조사 중에선 갈등에 관한 생각 차가 두드러졌다. 2030은 ‘빈부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꼽아 경제적 고민을 가장 큰 당면 과제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남성은 ‘남녀 갈등’을 선택한 비율이 여성에 비해 높아 성별에 따른 갈등에 좀 더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형준 부산시장의 직무수행에 대해선 ‘잘하고 있다’ 보다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일부 백분율 합계가 99.9% 혹은 100.1%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소수점 반올림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전체 결과 해석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 어떻게 조사했나
- 부산 2030남녀 800명 설문
이번 조사는 국제신문 의뢰로 ㈜도시와공간연구소가 지난달 10~23일 부산 거주 20·30대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1:1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수집된 설문지는 검증과 에디팅 과정을 거쳐 오류를 보완했으며, 최종적으로 유효한 설문지 800부를 분석에 활용했다. 성별로는 남성 409명, 여성 391명이며 연령별로는 20대 404명, 30대 396명이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일부 백분율 합계가 99.9% 혹은 100.1%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소수점 반올림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결과 해석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