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만금 잼버리’ 정성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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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가마솥더위가 한창인 8월 초순, 꿈의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하루아침에 바닥으로 실추케 하는 현장이 되어버렸다.
4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임에도 준비미흡, 시설미비, 폭염과 벌레 등 행사장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는가 하면 여러 불편사항들이 속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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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가마솥더위가 한창인 8월 초순, 꿈의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하루아침에 바닥으로 실추케 하는 현장이 되어버렸다.
4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임에도 준비미흡, 시설미비, 폭염과 벌레 등 행사장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는가 하면 여러 불편사항들이 속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K팝으로 한창 치솟은 한류 문화가 전 세계인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있는 이즈음 새만금 잼버리는 선진 한국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후진성 그 자체를 보여준 부끄러운 행사가 되어버렸다.
지난 2017년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최지 확정 후 6년이나 지났는데도 행사장 기반 시설은 미흡하기 짝이 없었고 부대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여러 불편을 초래케 했다. 그만큼 주최 주관기관의 관심과 정성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어느 정권 때 개최지가 확정되고, 어느 정권에서 준비를 했건 간에 관계자 모두의 무성의와 무책임 등 지역 특성은 고려하지 않고 행사부터 유치하고 보자는 지역 이기주의가 빚은 결과물이다. 개최지 확정 이후 지난 5년간 공정률도 37%에 불과했다. 480억 원을 들여 준공한다던 잼버리 센터는 행사가 끝난 내년쯤에나 준공된다고 하니 무용지물에 예산을 쏟아부은 셈이다.
그동안 투입된 운영예산이 1000억 원, 공사비가 2000억 원이라는데 도대체 그 많은 예산은 어디로 갔길래 고작 이 수준인가. 부푼 꿈을 안고 온 참가자들은 1인당 700만~800여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땡볕 야영장을 견뎌냈다. 세계시민을 지향하며 주도적 미래를 기획하고자 모인 전 세계 청소년들이 꿈은커녕 갯벌의 진 구덩이에 갇혀 그늘 하나 없는 강렬한 태양 볕에서 온몸이 익을 판이었다. 그나마 정부의 신속한 대처와 종교계 기업 할 것 없이 한마음으로 나서 전폭 지원하면서 체면을 세웠으나, 이번 기회에 문제를 제대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새만금 잼버리 행사지는 2020년부터 시작된 늦은 매립공사로 인해 총체적으로 준비가 늦을 수밖에 없었기에 이미 예고된 참사였다. 2017년부터 3년을 허비하고 겨우 3년을 남겨두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이대로면 제대로 행사를 치러낼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텐데도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건 무슨 배짱일까.
세계 잼버리를 배운다며 견학과 벤치마킹도 수십 차례 다녀왔는데 도대체 무얼 배워왔단 말인가. 주최 주관도 전라북도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연맹 한국스카우트연맹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7곳이나 된다. 삼복더위에 새만금 행사장에 하루 동안 현장을 둘러본 관계자들이 있다면 긴급 대책회의를 해서라도 장소지 대체를 강구해야 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알리는 사이트 홍보내용은 다시 봐도 참가국 청소년과 가족들에게 부끄럽다. “너의 꿈을 펼쳐라!” “야영장의 한쪽 면이 바다와 접하면서도 풍부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전 세계 스카우트들이 모든 것을 스스로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꿈’의 잼버리가 완성되는 잼버리 야영장”이라고 야심 차게 내건 대회 슬로건이 너무도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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