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決定打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9. 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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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강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라이쥔푸 八단 / 黑 한승주 九단

<제11보>(152~167)=우하귀 흑말 공격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백은 중앙이 쑥밭이 되면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흑의 승리가 유력하다. 하지만 고수들의 바둑은 끝까지 지뢰밭이다. 언제 어디서 예상하지 못했던 살수(殺手)가 터져 나올지 모른다. 이 바둑도 최후 순간까지 노림수가 교차하는 가운데 집중력 차이가 승패를 결정짓는다.

일단 152는 백의 맹렬한 추격 의지를 무색하게 만든 착각. 참고도 1로 잇고 흑이 2로 끊어 잡을 때 3에 두어 마지막 기회를 노리는 게 최선이었다. 이때 흑이 만약 4로 받으면 걸려든다. 15까지 중앙 백이 살아가고 전세도 역전이다. 물론 흑이 4로 A에 물러나 받으면 무사하지만, 어수선한 종반 열기 속에서 무슨 일이 발생할지 장담할 수 없다.

153으로 끊어 상중앙 쪽 보급로가 끊기자 백 대마는 우리에 갇힌 맹수처럼 좌충우돌한 끝에 166까지 수를 냈다. 백도 흑의 퇴로를 차단함으로써 양측 곤마들이 수상전으로 삶을 다퉈야 할 형태를 만든 것.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는 백이 이길 수 없는 코스였다. 167 단수가 흑이 진작 보아둔 회심의 결정타. 백이 두 점을 이으면 어떻게 되는지 다음 보에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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