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볼펜’ 모나미, 프리미엄화로 MZ세대 지갑을 열다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2023. 9. 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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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중장년층이 된 한국인의 학창 시절은 하얗고 까만 '모나미 153 볼펜'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모나미 153 볼펜과 얽힌 추억은 많다.

신동호 저자의 '모나미 153 브랜딩' 표지는 까만색 볼펜을 떠오르게 한다.

153 볼펜을 직접 조합해 만들어 보는 153 DIY 존, 14가지 잉크로 수천 수만 가지 잉크를 조합할 수 있는 잉크랩 등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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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 153 브랜딩 - 신동호 지음/위즈덤하우스/1만7000원

지금은 중장년층이 된 한국인의 학창 시절은 하얗고 까만 ‘모나미 153 볼펜’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국민 볼펜’이었다. 그때 아버지들은 초등학생 자녀의 다 쓴 볼펜에서 하얀 플라스틱 막대만 챙겨 점점 짧아지는 몽당연필을 돌려 꽂아주었다. 흰 볼펜 몸통에 검은 활자로 작게 박힌 ‘153’이라는 숫자가 선명했다. 그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153’은 손에서 떠나지 않았다.

153 볼펜을 취향에 따라 조합하는 DIY 키트. 위즈덤하우스 제공


새 볼펜으로 글자를 쓸 때 종이가 사각거리는 소리, 잉크가 떨어진 줄 몰랐는데 종이 위에 자국만 남고 잉크가 보이지 않을 때 당황했던 순간, 한 자루의 볼펜을 온전히 다 썼을 때 뭔가 제대로 했구나 하는 뿌듯함도 느꼈다. 알뜰한 친구들은 볼펜 심을 따로 챙겨 다녔고, 까맣고 파랗고 빨간 볼펜 세 자루를 테이프로 말아 합체형 볼펜을 만들었다. 모나미 153 볼펜과 얽힌 추억은 많다.

신동호 저자의 ‘모나미 153 브랜딩’ 표지는 까만색 볼펜을 떠오르게 한다. 이 책은 올해로 63살이 된 모나미가 시행착오를 거쳐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줄고,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가 굳어지고, 국내외 다른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모나미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모나미는 끝끝내 살아남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디자인 싱킹을 도입했다.

오리지널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한 BP 153 오리지널. 위즈덤하우스 제공


저자는 디자이너이다. 모나미에 디자이너로 입사했고, 현재는 마케팅팀과 이커머스팀을 맡고 있다. 저자가 마케팅팀을 맡으며 모나미의 중장기 패러다임을 하나씩 바꾸어 나갔다. 쓰는 도구에서 그리는 도구로, 저렴한 브랜드 이미지에서 프리미엄화로. 소장 가치를 높이는 협업 마케팅, 브랜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해 낸 모나미스토어 등을 통해 새로운 세대에게 다가갔다. 모나미는 MZ세대의 지갑을 열게 하는 트렌디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책에서는 디자인 싱킹의 세 가지 조건으로 인간 중심적 사고, 다른 생각이 아닌 확장된 사고, 그리고 고객의 숨은 니즈를 찾아내는 관찰하기를 꼽는다. 고객이 머물고 놀고 일하는 현장에서 온몸으로 부딪쳐 그들을 관찰해 불편함을 찾아내고 이를 해소하는 제품을 개발했다. 153 볼펜을 직접 조합해 만들어 보는 153 DIY 존, 14가지 잉크로 수천 수만 가지 잉크를 조합할 수 있는 잉크랩 등을 구현했다.


저자는 말한다. “브랜드는 일종의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우리 회사는 이런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어’라고 외쳐봐야 맥락이 없으면 사람들의 귀에 닿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맥락은 회사의 본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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