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쿨 비즈 논쟁
쿨 비즈(Cool Biz). 시원하다는 형용사 ‘쿨(Cool)’에 비즈니스(Business)의 약식 표현인 ‘비즈(Biz)’가 합쳐졌다. 여름에 가벼운 옷차림과 넥타이 미착용으로 에어컨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의 명칭이다.
환경부가 여름철 간편한 옷차림으로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고 제안했다. 2009년이었다. 같은 해 일부 변호사 등 법조계가 법정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의 반응은 냉정했다. 법정의 권위가 우선이라는 취지였다. 국내에서의 간편 복장 논쟁은 이렇게 시작됐다.
미국에선 법정 내 정장 관행이 엄격하다. 법의 권위를 높여야 한다는 관념이 강해서다. 넥타이는 물론 짙은 색깔의 양복을 반드시 입어야 한다. 영국은 판사와 변호사가 법복을 입고 가발까지 착용한다.
일본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 주도로 쿨 비즈가 도입됐다. 변호사들이 노타이 차림으로 변론하는 등 쿨 비즈 복장이 일반화됐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력난 해소를 위해 이 캠페인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대다수 직장인이 쿨 비즈 도입에 긍정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직장인 8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꼴로 쿨 비즈 도입에 동의했다. ‘매우 긍정’(44.0%)과 ‘대체로 긍정’(45.3%) 등이 대부분이었다. 쿨 비즈 도입에 긍정적인 이유는 근무환경과 업무편의 개선이 97.6%로 가장 많았다. 더위와 장마로 지친 체력에 도움이 된다(54.8%)거나 평균 냉방 온도를 낮추는 등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32.7%)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여름 끝자락에 나온 간편 복장 얘기지만 울림은 제법 묵직하다. 말로만 외치지 말고 생활 속에서 찾아보자. 그게 진정한 실용주의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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