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처는 신속하게, 판단은 신중하게/중부국세청 조치가 옳고 정확했다

경기일보 2023. 9.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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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민원실 직원 보호 대책을 마련했다. 세무 업무는 기본적으로 강제 징수 업무다. 납세자의 거부, 항변 등이 상존한다. 그만큼 민원 현장에서의 충돌이 잦다. 여타 행정기관보다 강화된 경비 시스템이 요구된다. 이런 특수성이 불거진 사건이 경기도에서 있었다. 동화성세무서 민원팀장의 순직 사건이다. 민원인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쓰러졌다. 잠재됐던 위험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건 이후 한 달 만에 나온 대책이다.

내용을 보면 적극적이고 과감하다. 외주 경비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우선 수도권 내 6개 세무서부터 시행한다. 주요 지점을 순회 근무하는 전자순찰시스템도 도입했다. 방검조끼, 호신용 스프레이, 삼단봉도 지급된다. 직원들에게 상시적으로 지급되는 장비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분증 녹음기’다. 민원인과의 모든 대화를 녹취할 수 있게 됐다. 사무실 내 CCTV 확대 설치로 촬영 사각지대도 없앤다. 국세청이 공식 발표했다.

동화성세무서 사건이 조직 내에 준 충격이 컸다. 민원인을 응대하는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동료 직원들이 그 참담한 현장을 그대로 지켜봤다. 근본적인 보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충격은 일반 국민에게도 컸다. 민원 요구 과정이 초래할 수 있는 비극을 깨달았다. 다양한 목소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그 한 달여간 주목받게 된 것이 중부지방국세청(청장 오호선)이다. 대단히 중요했다.

우리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사건 직후 대처가 신속하고 단호했다. 사고 발생 상황을 중부청이 직접 챙겼다. 동화성세무서 직원 보호 대책도 우선 시행했다. 전국적인 절차에 앞서 우선적으로 발표하고 조치했다. 중부청 책임자가 직접 피해자 유족과 대화에 나섰다. 여기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역할이 있다. 실체적 진실 파악이다. 냉정하고 신중한 조사를 진행했다. 추후 소송 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컸다. 이에 대비한 조치였다.

국세청 내부 통신망 등에서 가해자 처벌에 관한 요청이 쇄도했다. 동화성세무서 측이 늑장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사법 절차 진입은 신중했다. 이게 옳았다. 사법 절차는 지금 분위기와 다르다. 증거와 법률로 진행된다. 실체적 진실에 대한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 ‘악성민원’의 판단도 다시 따져질 것이다. 인과 관계에 대한 증거, 증언도 조사될 것이다. 사건의 출발이 된 ‘민원 서류’도 다시 판단 받게 된다. 이 모든 가능성을 점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중부국세청이 보여준 비상시 상급기관의 역할과 지휘다. 향후 사법 절차에서 이런 노력이 새삼 평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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