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주가 급락에… 스톡옵션 행사 70% 급감
쥐꼬리 차익에 일부는 되레 손해
아예 행사 않고 줄줄이 퇴사도
올 상반기 네이버와 카카오 임직원의 스톡옵션(주식 매수 선택권) 행사량이 작년에 비해 약 7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네이버 임직원의 스톡옵션 행사량은 11만4075주였다. 작년 상반기 행사량인 40만145주의 28% 수준이다. 카카오 임직원의 상반기 스톡옵션 행사량은 73만7042주로, 전년 동기(228만2042주)보다 68% 줄었다.
스톡옵션 행사량이 급감한 것은 주가 하락으로 증시 활황기에 지급한 스톡옵션의 가치가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이다. 스톡옵션은 ‘행사 가격’으로 주식을 살 권리로, 행사 가격보다 주가가 높아야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스타트업이나 IT 기업들이 당장의 현금 지출을 줄이며 인재를 영입하고, 임직원의 의욕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주가가 행사 가격을 밑돌면서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된 것이다.
네이버의 스톡옵션 행사 가격은 2019년 약 13만원, 2020년 약 19만원, 2021년 약 36만~38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네이버 주가는 2021년 7월 최고치인 46만5000원을 기록한 뒤 작년 6월 24만원, 올 6월 18만2800원까지 떨어졌다. 2020년분을 행사해도 큰 차익을 볼 수 없고, 2021년 부여분은 주가가 2배 이상 올라야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카카오도 2021년 행사 가격 약 11만원의 스톡옵션을 전 임직원에게 부여했다. 21년 6월 최고가 17만3000원을 기록한 카카오 주가는 올 6월 4만9100원으로 마감해 행사 가격의 절반을 밑돌았다.
직원들 사이에선 “주가가 너무 높을 때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인센티브로 받은 스톡옵션을 행사는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퇴사를 선택하는 직원들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직원 22명이 지난 5월부터 행사할 수 있던 스톡옵션 3740주를 포기하고 퇴사했다고 이달 공시했다. 작년 12월에는 네이버 임직원 239명이 퇴사를 이유로 스톡옵션 약 12만5000주를 포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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