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오면 죽이라고 순경이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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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들이 칼을 들고 활보한다고 순경이 말하면서 조선인이 오면 죽이라고 했어요.'
31일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열린 한 전시에는 100년 전 일본 초등학교 6학년생이 쓴 이 같은 내용의 작문이 전시돼 있었다.
'순사가 조선인에게 칼을 빼들고 있었습니다. 앞에 있던 아버지가 쇠몽둥이로 죽여 버렸습니다.' '이틀째 저녁 조선인의 목이 잘려져 있어서 오싹했습니다' 등 조선인들이 희생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일본 초등학생들의 글이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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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초등생들이 쓴 글 공개
도쿄신문 “부정적 역사 직시해야”
31일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열린 한 전시에는 100년 전 일본 초등학교 6학년생이 쓴 이 같은 내용의 작문이 전시돼 있었다. 현지 시민단체 ‘기억을 이어가는 가나가와 모임’ 주최로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반성하는 ‘전쟁의 가해전(展)’이었다. 8회째를 맞은 이 전시회에서 올해는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주제로 특별 코너를 마련했다.
전시회에서는 1923년 9월 간토대지진 직후 요코하마 초등학생들이 당시 끔찍했던 참상을 생생하게 묘사한 작문들이 소개됐다. ‘순사가 조선인에게 칼을 빼들고 있었습니다. 앞에 있던 아버지가 쇠몽둥이로 죽여 버렸습니다.’ ‘이틀째 저녁 조선인의 목이 잘려져 있어서 오싹했습니다’ 등 조선인들이 희생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일본 초등학생들의 글이 전시됐다.
행사를 주최한 시민단체의 다케오카 겐치(竹岡建治) 씨는 “당시 조선인 피해자 수는 도쿄가 많았지만 인구 대비로는 요코하마가 훨씬 많았다. 요코하마에 군수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건너온 조선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입증할 기록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에 대해 “자료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사실을 인정하면 (한국, 중국에) 사과해야 하므로 그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일본 도쿄신문은 31일 간토대학살을 인정하지 않는 자국 정부를 향해 “부정적인 역사를 직시하지 않으면 비판을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앙방재회의 보고서에서 (조선인 학살에 대한) 기술은 전문가가 집필한 것으로 정부 견해를 나타낸 것은 아니다”라며 역사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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