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의 두줄칼럼] [105] 이판사판(理判事判)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2023. 9. 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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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을 모르면 무식하다
현실을 모르면 바보다

화엄경은 인간사를 ‘이(理)’와 ‘사(事)’로 구분한다. 절을 운영하기 위해선 교리를 담당하는 이판승(理判僧)과 살림을 맡는 사판승(事判僧)이 필요하다. 조선 시대에 승려가 된다는 것은 막다른 선택이었다. 이후 두 가지가 결합된 이판사판은 ‘끝장’을 의미하는 엉뚱한 말로 전이되고 말았다.

사실 진정한 고수는 이판과 사판 모두 걸림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요즘엔 과학도 무시하는 얼치기 ‘운전수 지식(Chauffeur’s knowledge)’이 판치고 있다. 나아가 작은 가게 운영조차 못 해본 사람들이 서민 경제를 살리겠다고 큰소리치는 세상이 되었다. “무지보다 위험한 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버나드 쇼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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