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발 경제한파 가속화, 정책기조 경기방어로 전환해야

2023. 9. 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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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경기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통계청은 중국경제가 기대했던 만큼 살아나지 않아 경기가 부진하다고 했다.

중국 부동산발 침체 쇼크는 이미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반도체 불황 속 수출 버팀목이 돼 온 이들 업종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산업계 피해가 일파만파로 번져 경제위기를 증폭시킬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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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경기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어제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시에 쪼그라들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8.9% 줄면서 11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소비와 생산도 각각 3.2%, 0.7% 감소했다. 통계청은 중국경제가 기대했던 만큼 살아나지 않아 경기가 부진하다고 했다. 정부가 장담했던 ‘상저하고(상반기 저조, 하반기 반등)’ 흐름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지표 악화를 언급하며 기상악화와 차량 개별소비세 변동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했다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가한 인식이다. 중국 부동산발 침체 쇼크는 이미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제조업 수출 출하는 14.5%나 급감했는데 감소 폭이 3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크다. 대신 재고율은 123.9%로 11.6%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러다 기업들이 꽉 막힌 수출길에 산더미처럼 불어난 재고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고사위기에 처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동차·조선·철강 등 주력 업종들이 파업위기에 처했다. 현대자동차노조가 28일 파업찬반투표에서 89% 찬성률로 파업권을 확보했고 기아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결렬을 선언했다. HD현대중공업노조는 어제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포스코노조 역시 창립 55년 만에 임단협 결렬 등 파업수순을 밟고 있다. 반도체 불황 속 수출 버팀목이 돼 온 이들 업종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산업계 피해가 일파만파로 번져 경제위기를 증폭시킬 게 뻔하다.

이제 경제 주체 모두가 경제살리기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정부는 우선 정책 기조를 경기방어로 전환하고 수출과 기업활동을 촉진할 중·장기 대책을 짜야 할 것이다. 예산과 세제 전반을 살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효과를 극대화하기 바란다. 최근 독일 정부는 연간 70억유로(약 10조6000억원) 규모의 법인세 감면 패키지 법안을 내놨고 영국 1야당인 노동당도 소득세 인상·부유세 신설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세나 증세 반대로 정책 방향을 튼 것인데 참조할 필요가 있다. 정책은 때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 십상이다.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풀고 노동·교육 등 구조개혁도 서둘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회도 밑도 끝도 없는 정쟁에서 벗어나 초당적으로 경제살리기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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