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외국인 육아도우미, 저출산 해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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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싱가포르를 방문한 오 시장이 직업교육센터(NTUC) 관계자를 만나며 나눈 대화의 일부다.
찬반논란 끝에 외국인 육아도우미가 들어오게 한 데는 오 시장의 역할이 컸다.
오 시장은 일주일 전 페이스북에 "연말 시범사업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찬반 논쟁은 헛바퀴를 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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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가사노동자 평균 인건비가 얼마인가요.”(오세훈 서울시장)
“월 급여 400∼500달러에 중개·건강보험·식비 등이 듭니다.”(싱가포르 관계자)
찬반논란 끝에 외국인 육아도우미가 들어오게 한 데는 오 시장의 역할이 컸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말 100여명 규모로 서울에서 시범사업을 한다. 월급은 200만원 수준이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을 준수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적용한다.
시범사업 결정에도 이 정책을 둘러싼 물음표는 이어지고 있다. 오 시장은 일주일 전 페이스북에 “연말 시범사업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찬반 논쟁은 헛바퀴를 돌고 있다”고 했다.
애초 오 시장의 정책 구상은 간단명료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듯했다. ‘맞벌이 부부가 육아도우미를 쓰려면 300만∼400만원이 든다. 그러니 저렴한 인력을 들여오면 저출산이 다소 해결될 것’ 정도로 여겼던 모양이다. 염두에 둔 모델은 싱가포르·홍콩처럼 ‘100만원 이하 인력 도입’이다.
일단 시범사업은 비용 면에서 매력이 작아졌다. 기존 가사노동자 임금인 시간당 1만5000원 선보다는 낮지만 월 200만원 지출은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100만원 육아도우미’를 들여오는 것은 국제협약은 물론,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 노동시장 구조를 감안할 때 애초에 받아들이기 힘들다. 저렴한 돌봄 인력이 공급되면 출산율이 오를 것이라는 가정에도 바로 반론이 제기된다. 홍콩(0.75명)·싱가포르(1.02명)의 합계출산율은 세계적으로 하위권이다.
예상되는 부작용은 한가득이다. ‘을 중의 을’인 이주노동자가 겪을 인권 침해, 육아도우미로 일하던 중장년 여성들이 시장에서 밀려나는 풍선효과에는 대안이 없다. 여성의 영역으로 치부돼온 돌봄 노동의 가치 하락도 불 보듯 뻔하다. 아동은 물론 노인돌봄 수요가 폭증하는 건 예정된 미래인데, 정부가 돌봄시장을 정상화해 공급을 늘리기보다 ‘저렴한 인력 수입’으로 대응하는 안일한 방안을 택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정책이 당위성도, 효용성도 뚜렷하게 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아이 기르기 좋은 사회’에 대한 정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는 직장에 매이고 육아는 저렴하게 아웃소싱하는 사회에서 출산율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저출산은 우리 사회 고비용·과당경쟁이 일정선을 넘었다는 신호다. 게다가 인구절벽으로 외국노동력 유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들을 ‘저렴한 대체재’ 정도로 보는 정책철학이 지속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시범사업을 위한 첫 발을 뗐지만, 시범사업 내내 고민과 분석이 더욱 치열해야 할 것이다.
송은아 사회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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