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버린 애달픔, 지나온 시간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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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 활동하는 송경애 시인의 새 시집 '계보의 강, 그 얼음 성'은 외유내강형 시집으로 읽힌다.
시 '멀고 먼 강, 그 얼음 길' 중 "꽝꽝 언 온정리 가는 길 멀기만 하구나/꽁꽁 언 길 빙벽으로 굳어만 가는구나/(중략)/한평생 가슴에 굵은 옹이를 안고 살아오신 내 어머니/또 다른 큰 얼음 강 앞에서/가물가물 숨 몰아쉬고 있네" 같은 구절을 보면 굴곡진 현대사가 시인을 포함한 개인의 삶에 얼마나 큰 아픔을 남겼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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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진 현대사 속 그리움·자유 표현
춘천에서 활동하는 송경애 시인의 새 시집 ‘계보의 강, 그 얼음 성’은 외유내강형 시집으로 읽힌다.
감각을 아름답게 형상화하는 기술 보다는, 직접 지나온 시간을 사유로 되새기고, 시어로 내면화 한 시편들이 많다. “화살 같은 초침 속 그 유속의 정점 위에서 초침의 순간들을 그렸다”는 시인의 말이 이런 감상을 뒷받침한다.
특히 6·25 전쟁으로 한평생 만나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깊게 배어 있다. 긴 시간 이별을 감내한 어머니를 생각하는 애달픔도 깊다.
시 ‘멀고 먼 강, 그 얼음 길’ 중 “꽝꽝 언 온정리 가는 길 멀기만 하구나/꽁꽁 언 길 빙벽으로 굳어만 가는구나/(중략)/한평생 가슴에 굵은 옹이를 안고 살아오신 내 어머니/또 다른 큰 얼음 강 앞에서/가물가물 숨 몰아쉬고 있네” 같은 구절을 보면 굴곡진 현대사가 시인을 포함한 개인의 삶에 얼마나 큰 아픔을 남겼는지 알 수 있다.
이처럼 시집 속 ‘얼음’의 심상은 오래 기다렸지만 차게 식어버린 만남의 희망, 굳어버린 상흔을 연상시킨다. 그러면서도 ‘계보’를 이끌어 내며 시집의 온도를 달리 한다. 시 ‘별이 된 아버지’에서 “아득히 찍어 놓고 가신 그 큰 별의 발자국이/하늘에서 울고 있다”며 그런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이영춘 시인은 해설에서 “존재의 본향을 찾아간다”고 해석했다.
“반면 역과 역 사이/달과 달그림자 사이/그 사이에서 나는 늘/떠도는 바람이다”(시 ‘사이의 바람’ 중)라거나 “내 심장 쾅쾅치던 노래들까지 남김없이 모두 날려버리겠어 내가 쥐고 있는 빛나는 모든 것들을 훅-불어버리겠어 저 하늘로”(시 ‘먼지나비’ 중) 등의 구절을 보면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자 하는 자유에 대한 갈망도 느껴진다.
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며 많은 제자를 길러내고, 수준급 실버합창단을 이끌며 바쁘게 지내는 그가 지나온 사색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송경애 시인은 2003년 문학예술로 등단, ‘바람의 암호’ 등의 시집을 펴냈고 춘천여성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강원여성문학인회 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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