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하는 기자] “결혼하니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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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결혼하니까 좋냐는 질문을 했다.
나는 결혼을 해도 내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내가 살던 그대로 살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결혼한지 만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 이야기 하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고 떠들기도 하고, 운 좋게 같이 쉬는 날이 생기면 신나서 데이트도 하며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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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결혼하니까 좋냐는 질문을 했다. 나는 결혼을 해도 내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내가 살던 그대로 살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는 일이 내 인생 계획에 없었기 때문에 나에게 결혼이란 혈연이 아닌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한 약속이다. 그 약속은 서로에게 보호자가 되어주고, 믿고 의지할 ‘내가 선택’한 가족이 생겼다는 의미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있는 그대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우리가 썼던 혼인서약서의 한 문장이다. 나는 술을 좋아하고, 배우자는 온라인 게임을 좋아한다.
우리는 서로의 취향을 존중한다. 서로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잘 알고 결혼했기에 불만이 없다.
맛이 없다고 술을 잘 마시지 않는 배우자는 나와 함께 하기 위해 하이볼 제조법을 공부했고, 온라인 게임은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마지막이었던 나는 배우자와 함께 로스트아크를 하며 뜬 눈으로 PC방에서 밤을 새웠다. 이렇게 함께 또 따로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산다.
결혼한 뒤 직장동료와 술을 마실 때면 ‘이렇게 늦게까지 안 들어가도 괜찮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결혼한 여자’가, ‘신랑이 집에 있는데 괜찮냐’는 질문이다.
하지만 정작 배우자는 내가 늦게까지 놀 만큼 재미있었나보다고 생각할 뿐이다. 친구들은 배우자가 사기 결혼을 당했다고 농담처럼 말하는데 우리가 이렇게 사는 데는 다 노하우가 있다. 늦게 들어갈 때 배우자가 깨지 않게 조용히 씻기, 잠에 방해되지 않게 거실에서 자기, 서로의 취미를 즐기기 위해 집안일은 먼저랄 것 없이 하기 등이다.
각자 쉬는 날이 달라서 쉬는 날인 당사자는 일하는 상대방이 어떠한 가사노동의 걱정없이 일에만 전념하고 집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배려해준다.
결혼한지 만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 이야기 하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고 떠들기도 하고, 운 좋게 같이 쉬는 날이 생기면 신나서 데이트도 하며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나는 이렇게 우리가 꾸린 가정 속에서 서로의 삶을 응원해주고 함께 일상을 소소하게 보내며 ‘나’로 살아가고 있다.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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