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유커, 반갑지만".. ‘큰 손’ 될까? 더 지켜봐야
면세점 '화색'.. 연말까지 다양한 행사
일본 일정 등 빠져.. 체류 변수 잇따라
정치 이슈 배제 못해.. 씀씀이도 ‘아직’
중국 내수 부진.. 국경절 연휴 등 관건
한류를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 이후 6년 5개월여 만에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의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중국발 크루즈가 처음 제주를 찾았습니다.
이들 중국인 관광객(유커·游客)들이 시내면세점 쇼핑에 나서면서 면세점업계도 모처럼 중국 단체관광객들로 붐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들이 예전 같은 ‘큰 손’이 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달라진 여행 트렌드부터 대외적으로 급박하게 변하는 정치 이슈들까지 감안해야 할 변수가 적잖은 탓입니다.
■ 중국 단체, 6년여 만에 한국 나들이
31일 오후 신라면세점 제주점을 방문한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들은 ‘상하이 블루드림스타호’ 승객들로, 이 크루즈는 중국 단체 관광 재개 이후 한국에 입항하는 첫 중국발 크루즈(2만 4782톤(t) 급)입니다.
단체 관광객들은 각종 환영 행사를 거쳐 도내 유명 관광지와 신라면세점 제주점 등을 찾았습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은 이날 방문한 350여 명의 ‘상하이 블루드림스타호’ 단체 관광객들에게 환영 꽃다발을 전달했습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단체 관광이 허용됨에 따라 31일 입항한 ‘상하이 블루드림스타호’를 시작으로 올해 제주에 모두 47척이 기항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신라면세점 제주점은 단체관광 여행객 맞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중국인 대상 △알리페이 즉시할인 프로모션, △위챗 환율 우대와 일정 구매금액 결제고객 대상 위챗 할인 쿠폰 제공, △일부 은련 신용카드 즉시할인과 구매금액대별 선불카드 지급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면세점 1층에는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진작가들의 작품 전시 공간을 마련해 쇼핑부터 예술까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을 운영하고 2층에는 제주애퐁당, 아일랜드 프로젝트 등 특색 있는 제주 토산 브랜드들로만 구성된 ‘파인딩 제주’ 매장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더불어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한 중국 내 마케팅 활동을 적극 강화하고 업종별로 주요 제휴처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윤재필 신라면세점 제주점장은 “중국의 단체관광 허용으로 인해 제주도 관광산업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단체 고객들의 면세쇼핑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후쿠시마 오염수’ 등 대외 정치 변수
이들의 개별 씀씀이가 얼마나 될 지 궁금한데, 그전에 당장은 움직이는 것부터가 여러모로 변수를 만났습니다. 단체가 풀렸나 싶더니 정치 변수를 맞닥뜨린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탑승 인원만 하더라도 당초 1,000명을 예정했던게 전날부터 갑작스레 취소가 많다는 얘기가 들리더니 30% 넘게 취소가 생겨, 제주를 찾은 인원은 660여 명에 그쳤습니다.
관련해 선사 측은 현지 새 학기 등 시기적인 일정 등이 맞지 않아 예약 취소가 나왔다고 설명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오염수 방류 이후 격해진 '반일 감정' 등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습니다.
때마침 기항 일정도 변경됐습니다. 당초 제주 8시간 체류 이후 당일 밤 10시 일본 나가사키로 떠나려던 일정이, 하루 더 제주에 머물고 다시 중국 상하이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물론 선사나 여행사 등은 일본을 향한 태풍을 원인으로 제시했지만, 현 대외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 여러 외적인 변수의 개입과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관련해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발 크루즈 일정은 통상 한중일 코스로 구성되는 만큼, 대외 상황 변화에 따라서 향후 코스 조정과 제주 입지 확대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면서 “그만큼 다양한 맞춤 상품 등 크루즈 유치에 부합된 경쟁력 고민이 더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 매출 진작 ‘아직’.. “이제 시작, 지켜봐야”
사실 중국 단체는 이제 시작인 단계로, 당장 눈에 띄는 회복세 기대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지난 10일 중국발 한국 단체방문 허용이 될 당시만 해도 중국 경제와 관련해 부정적 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심지어 디플레이션 우려들이 잇따르는 시기에 , 중국 정부로선 항공 산업 등 연관 산업에 파급 효과가 큰 관광 산업 개방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습니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는 부동산발 경기 침체 우려가 재차 커지고 있는데다 과거 자국 경제의 고성장을 등에 업고 대거 관광에 나섰던 때와는 달리, 현재경기 둔화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구매력 회복 속도가 느릴 것이라는 전망도 곳곳에서 제시되는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큰 손’으로 불리던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과연 예전만큼 이어질 수 있을지, 유치효과가 지역 업계 등 경제 전반에 확산될 지는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되는 배경입니다.
면세점 한 관계자는 “유커 유입은 반갑지만 통상 크루즈 고객의 구매 단가는 항공 쪽보다 낮아 얼마나 매출을 견인할 지는 불투명하다“면서 “계속 들어오는 추이와 씀씀이를 보며 마케팅과 상품 전략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항공편 단체까지 이어지면 매출 증가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한 업계 내부적으로 가까이는 9월 말 중추절 연휴와 10월 초 국경절 연휴를 계기로 얼마나 많은 중국인들이 단체여행을 떠날 지 우선 흐름을 두고 볼 필요가 있고, 이에 따라 하반기 매출 등 실적 지표가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