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이 소울’을 바라보며[기고/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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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가보고 싶은 세계 각국의 도시들은 고유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잘 구축된 '도시 브랜드' 하나가 각종 도시 홍보 정책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이 세계 5위권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새 슬로건이 득이 될 수도,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새 슬로건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서울시가 세밀한 후속 대책을 가다듬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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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브랜드 ‘아이 러브 뉴욕(I♥NY)’은 1977년 경제적 어려움과 높은 범죄율로 여행객이 감소하자 뉴욕시가 고육지책으로 만든 것인데, 지금까지 50년 가까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만든 슬로건 ‘나는 암스테르담 시민이다(I amsterdam)’는 다민족 국가의 자긍심이 담긴 표어다. 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의 개방적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많은 관광객을 모으는 데 기여하고 있다.
서울은 최근 새 도시 브랜드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을 공개했다. 약 85만 명의 내·외국인 선호도 조사 등을 통해 선정한 슬로건이라고 한다. 외국인들은 종종 서울을 ‘쎄오울’이라고 발음한다. 그런데 이번 슬로건에선 ‘소울’과 함께 배치해 부드럽게 부를 수 있게 만들었다. 해외용 브랜드로 적합해 보인다. 우리말 슬로건은 ‘마음이 모이면 서울이 됩니다’로 지었는데, 서울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과 사회 통합의 메시지가 느껴지는 표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러 색을 사용해 다소 복잡한 느낌도 없지 않다. 다만 불특정 다수가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각 디자인 픽토그램을 활용한 점은 트렌디한 젊은 세대에게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랑(하트), 영감(느낌표), 재미(스마일)라는 의미를 단순화해 나타낸 픽토그램과 밝고 다양한 색상도, 서울을 힙하고 발랄하게 표현하려는 의도와 어울린다는 인상이다.
‘상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브랜드는 고객의 마음에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다. 공감과 함께 사람들의 마음속에 쉽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좋은 브랜드란 뜻이다. 이런 점에서 ‘Seoul, My ______ Soul’이라는 식으로 슬로건에 시민들이 스스로 완성할 수 있는 여지를 둔 점은 참신해 보인다. 시민들은 빈칸에 ‘사랑스러운(Lovely)’, ‘매력적인(Attractive)’, ‘활기찬(Vibrant)’ 등을 넣으며 나름의 감성을 담은 ‘나만의 서울’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새 브랜드가 모든 시민의 마음에 들지는 않을 것이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또 슬로건이 발표와 구호로만 그쳐선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만든 후 시민들이 생활 곳곳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이제는 슬로건 개발 이후 브랜딩 작업에 관심과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서울이 세계 5위권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새 슬로건이 득이 될 수도,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새 슬로건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서울시가 세밀한 후속 대책을 가다듬을 때다.
김현경 한양사이버대 마케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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