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물집에서 시작된 4시간32분 대장정, 임병욱이 다리놓고 김휘집이 해결했다[스경x현장]

김은진 기자 2023. 8. 3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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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



명투수전 끝에 연장전, 결국 불펜전에서 최하위 키움이 승리했다.

키움은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연장 12회, 4시간 32분 만에 승부를 갈랐다.

키움 안우진과 SSG 김광현의 토종 에이스 대결로 명투수전이 펼쳐졌다. 안우진은 6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김광현은 7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모두 쾌투를 펼쳤다.

투수전 속에 승리투수 요건은 안우진에게로 갔다. 안우진은 최고 시속 157㎞ 직구를 앞세워 SSG 타자들을 2이니 연속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출발했다. 3회말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3번 타자 최정을 시속 157㎞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은 이날 안우진의 절정의 구위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안우진은 4회말에도 안타, 2루타, 볼넷으로 다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전의산에게 내준 희생플라이로 1점만 허용한 채 9번 조형우를 좌익수플라이로 맞혀잡고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이후 5~6회는 다시 연속 삼자범퇴였다.

그 사이 키움 타선이 역전했다. 6회초 김광현을 상대로 1사후 도슨과 김휘집이 안타와 2루타로 2·3루에 간 뒤 이주형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고 6번 이형종의 적시타가 터져 2-1 역전에 성공했다.

안우진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6회까지 투구 수는 80개였다. 불펜이 취약한 키움이 1점 차에서 선발을 교체하기에는 적은 투구 수였지만 안우진은 7회말 시작과 함께 불펜에 공을 넘겼다.

안우진은 지난 25일 삼성전에서도 77개를 던지고 6이닝 만에 물러났다.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히기 시작한 것이 원인이었다. 엿새 사이 많이 호전돼 이날 정상 등판했지만 경기 중반을 넘어가면서 다시 물집이 잡히려 하자 투구를 중단해야 했다.

결국 1차 사단은 키움 불펜에서 났다. 7회말은 김재웅이 잘 막았지만 8회말 동점을 허용했다. 우완 이명종을 상대로 1사후 SSG 최정이 좌월솔로홈런을 때려 2-2를 만들었다. 안우진의 시즌 10승은 물거품이 됐다.

이후 양 팀 중간계투진이 줄줄이 등판했다. 키움은 이명종과 박승주로 8회를 막고 9회 문성현, 연장 10회 하영민에 이어 11회에 마무리 임창민을 투입했다.

반대로 SSG는 필승계투조를 먼저 가동했다. 김광현이 잘 던진 뒤 8회 고효준, 9회 마무리 서진용까지 기용한 SSG는 노경은에게 10회와 11회를 모두 맡겨 승부해나갔다.

키움 김휘집. 연합뉴스



결국 12회초에 균형이 깨졌다. 키움의 좌타라인 임병욱과 김혜성을 맞아 좌완 임준섭이 등판했다. 그러나 선두타자 임병욱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또 2구 연속 볼을 던졌다. 김혜성의 타석 도중 최민준이 등판했지만 역시 볼넷, 이후 도슨에게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최민준은 김휘집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2타점을 헌납했다. 이후 이로운이 등판했으나 이형종에게 2타점 2루타, 송성문에게 2점 홈런까지 맞으면서 승부는 완전히 기울었다. 키움은 12회말에도 임창민을 그대로 등판시켜 승리를 지켰다.

SSG는 12회말 박성한의 솔로포로 1점을 따라가는 데 그쳤다. SSG 타선은 이날 14안타를 치고 3점밖에 뽑지 못했다. 선발 안우진을 상대로 3회말 2사 만루를 득점 없이 놓친 SSG는 8회말에도 최정의 솔로홈런으로 2-2 동점을 만든 뒤 1사 만루 기회에서 한유섬이 내야 플라이, 전의산이 2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득점하지 못했다. 연장 11회말에도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이흥련과 최지훈이 모두 외야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불펜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 끝에 완패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임병욱의 호수비가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마지막 공격에서도 선두타자로 나온 임병욱이 침착하게 볼넷으로 출루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임병욱을 칭찬했다. 임병욱은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던 주성원이 5회말 수비 중 손가락 통증이 생겨 교체되면서 6회말 대수비로 그라운드에 나서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소금 같은 활약을 했다.

이날 결승타를 친 키움 김휘집은 “10회 중요한 상황에서 치지 못해 자책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임)병욱이 형이 11회말 슈퍼캐치를 해주고 (임)창민 선배님이 잘 막아주셔서 뒤에 좋은 찬스가 온 것 같다. 찬스를 만들어주셔서 타점을 올릴 수 있었다. 선배님들 덕분”이라며 “오윤 코치님, 전력분석팀과 함께 세운 타석 플랜이 있다. 경기에 나서며 그 플랜을 실행하려고 노력하다보니 나만의 공략법도 조금씩이나마 생기고 있는 것 같다. 많은 기회를 주시고 있는 만큼 감사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뛰려고 한다. 수비에서도 더욱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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