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끊은 LG 박해민 “KT 생각할 여유 없어··· 내일 경기 집중하고, 다시 집중해야”
선두 LG는 최근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 시즌 초 리그 꼴찌로 추락했던 KT가 도무지 지질 않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주말 LG는 상상하기 어려운 악재들이 겹치며 창원 NC 3연전을 모두 패했다. ‘우승청부사’로 데려온 최원태가 난타당하며 조기 강판 됐고, 타구가 심판한테 맞으면서 끝나야 할 경기가 끝나지 않고 승리까지 내줬다. 어느새 2위 KT에 4.5경기 차로 쫓기는 상황,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간절했던 30일 잠실 두산전. 박해민이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위기의 LG를 건져 올렸다.
LG는 이날 경기에서 3-2로 두산을 꺾었다. 2위 KT와 4.5경기 격차도 유지했다.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가 아니었다면 3.5경기 차가 될 수 있었던 경기,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쏟아질 수 있었던 경기였다.
경기 후 박해민은 “창원에서 안 좋은 경기를 하고 와서 쫓기는 기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면서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힘든 경기를 뒤집었다. 이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10회말 상대 투수 이영하에게 볼 카운트 0-2로 몰렸지만, 3구째 슬라이더를 밀어쳐 안타로 만들었다. 박해민은 “2구 포크볼이 실투가 됐는데 파울이 되면서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그는 “이영하를 만나면 항상 빠른공에 승부를 걸고 들어갔는데, 3구째 변화구가 오긴 했지만 워낙 빠르게 꺾이다 보니 타이밍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장 10회에 가서야 승부가 날 만큼 이날 경기도 쉽지 않았다. 상대 선발 곽빈의 구위가 워낙 좋았다. LG는 8회초까지 0-2로 끌려갔다. 8회말 오스틴 딘의 1점 홈런이 나오면서 비로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해민은 “더그아웃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는데, 오스틴이 바로 홈런을 치고 들어와서는 정말 열심히 파이팅을 하더라”고 말했다. 연패 탈출을 위해 모두가 마음을 쏟았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박해민은 삼성 시절 2차례 정규시즌 우승 경험이 있다. LG 선수단 중 ‘우승’의 노하우를 가장 잘 아는 선수 중 1명이다. 박해민은 “쫓긴다는 마음을 안 갖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자기도 모르게 소극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면서 “KT와 남은 경기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 생각을 할) 여유는 없는 것 같다. 내일 경기에 집중하고, 리셋하고, 다시 집중하고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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