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님, 이재명 시장님이 단식 말랍니다"…明 "뗑깡 단식" 과거글 뭇매
"단식은 약자의 최후 저항수단…여당 대표가 마음대로 안 된다고 뗑깡 협박"
與서 "'강자 단식=뗑깡' 명언" "미래의 나는 타인" 풍자…3지대서도 "170석 약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기국회를 하루 앞둔 31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를 계기로 윤석열 정부에 '국민항쟁'을 선언, 국회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하지만 여권에선 그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 보수정당 대표를 향해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해서 하는 단식은 뗑깡"이라고 발언을 소환해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고, 단식과 병행한 대(對)정부 투쟁일정에 나섰다.
민주당 대표실은 당 출입기자들에게 공지를 통해 "이 대표의 단식은 '단식농성'이 아니"라면서 "단식하며 투쟁한다는 기조로 공식 당무와 정무 일정을 다 진행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표의 단식투쟁은 지난 2009년 7월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처리에 반발한 정세균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의 엿새간 단식농성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중이던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에 반대해 열흘간 단식농성을 했다가, 11일차에 당 지도부와 면담 후 중단한 바 있다. 이로부터 석달 뒤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야권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처리에 반발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 촉구 단식을 했다.
이정현 전 대표는 단식 7일 만인 그해 10월2일 건강악화로 후송됐다. 그날 이재명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단식은 약자들의 최후 저항 수단"이라며 "대통령의 지방자치 탄압에 맞선 성남시장의 단식은 저항이지만,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해서 하는 집권여당 대표의 단식은 저항이 아닌 땡(뗑)깡이나 협박"이라고 꼬집었다.
야당 지도부 단식 사례는 문재인 정부 때도 이어졌다. 2018년 5월초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9대 대선 드루킹 일당 댓글조작 특검 촉구' 단식 9일 뒤 후송됐다. 2019년 11월말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한일GSOMIA 파기 및 패스트트랙 3법 철회 요구로 초겨울 '노숙 단식' 7일 만에 의식을 잃어 후송됐고 그 다음날 중단을 결정했다.
현 여권은 이 대표의 과거발언을 연이어 저격했다. 홍종기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시장 "맘대로 안된다고 단식해선 안돼!">란 제목의 2016년 10월2일자 인터넷 기사 캡처와 민주당 대표실 문자 내용을 공유하며 "건강에 좋은 '간헐적 단식'을 통해 더욱 강해져서 대차게 투쟁하겠다는 의미"라고 풍자했다.
백경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님, 이재명 시장님이 단식하지 말랍니다"라며 "강자의 단식은 억지이자 뗑깡이라는 명언을 '이재명 시장님'이 남긴 바 있다. 약자의 최후 저항 수단을 180석 거대 야당 대표가 뺏어서야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피의자 수사하는게 왜 민주주의 파괴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표의 이날 단식 선언 기사와 과거 발언 기사 캡처를 각각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현재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은 다른 인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그 둘의 관계는 타인 관계와 같다"라는 철학자 데릭 파피트의 어록을 소개했다. 그러면허 해시태그(#)와 함께 "이재명은_합니다_말바꾸기"라고 부각시켰다.
제3지대에서도 이 대표의 옛 말과 닮은 언급이 나왔다. 민주당 탈당 후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양향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원인 제공은 윤석열 정권이 했다"면서도 "이 대표의 단식은 명분도 약하고 효과도 미지수다. 단식은 약자의 수단인데 어느 국민이 170석 민주당을 약자로 보겠나"라며 극단적 방식 자제를 촉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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