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 오갔다' LG '박해민이 끝냈다→3연패 탈출' 3-2 연장 10회 승, 켈리 6이닝 1실점-오스틴 추격포-최승민 센스 주루가 빛을 봤다... 두산 3연패-5위 KIA가 멀어진다 '1.5G 차'
LG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로 3-2 승리를 거뒀다.
3연패에서 탈출한 LG는 66승 41패 2무로 2위 KT와 승차를 4.5경기로 유지했다. 반면 3연패에 빠진 두산은 54승 54패 1무로 이날 승리한 5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졌다.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한 터라 기대감이 남달랐다. 정작 문제는 타선이다. 염 감독은 30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8월달 들어 타격이 그렇게 활발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타선이 켈리를 얼마나 도와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두산 선발은 곽빈. 올 시즌 벌써 10승(6패)을 달성했지만 LG만 만나면 1승 2패 평균자책점(ERA) 6.14로 작아졌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과거이지 않나. 시즌 초중반이었고 종반전이 돼 간다. (곽)빈이도 아시안게임 가기 전 몇 경기 안 남았고 시즌 후반 중요성, 승리에 대한 매 경기 중요성을 알기에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1회를 무사히 마쳤으나 2회초 1사에서 김재환을 우전 안타로 출루시켰고 2사에서 허경민에게도 안타로 맞고 2사 1,2루 위기가 닥쳤다. 조수행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2-유 간으로 절묘한 땅볼 타구를 날렸다. 타구가 통과하면 2루 주자 김재환이 홈으로 향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오지환이 몸을 날려 타구를 막아냈다. 내야 안타는 내줬지만 실점을 막아낸 천금 같은 수비였고 이어 정수빈의 타구가 좌익수 문성주에게 잡히며 두산에 뼈아픈 잔루 3개를 남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LG도 쉽게 기회를 살리진 못했다. 1회부터 선두 타자 볼넷을 내주며 26구를 뿌린 곽빈이 2회초에도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볼넷으로 출루한 문보경이 섣불리 스타트를 끊었다가 곽빈의 견제사에 아웃을 당해 찬물을 끼얹었다.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더라도 곽빈의 투구수를 더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염경엽 감독도 탄식을 내뱉었다.
이번에도 오지환이 구세주로 나섰다. 양의지의 깊숙한 유격수 땅볼 타구를 잡아낸 오지환은 몸이 뒤로 빠지는 상황에서도 2루로 정확한 송구를 전달했고 신민재가 빠르게 1루로 공을 뿌리며 병살 플레이로 이어졌다. 2사 3루에서 양석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실점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곽빈은 3회에도 첫 타자 문성주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주자를 득점권에 올려보내고 시작했지만 홍창기를 2루수 땅볼, 신민재를 유격수 팝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실점 위기를 지워냈다.
이후 두 투수는 안정을 찾았다. 양 팀 모두 진작에 점수를 뽑지 못한 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웬만한 내야땅볼, 외야 플라이로도 1점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 홍창기를 상대로 적극적인 승부를 펼쳤다. 1-1에서 바깥쪽 절묘한 커브를 꽂아 넣었고 4구 커브로 좌익수 짧은 뜬공을 유도했다. 3루 주자 박동원이 홈을 파고 들 엄두도 내지 못할 거리였다.
이어 신민재와 승부에서도 곽빈은 초구부터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고 이후 3구 연속 슬라이더를 던져 결국 1루수 땅볼로 다시 한 번 실점 위기를 삭제했다.
야구 격언처럼 위기 뒤 기회가 찾아왔다. 6회초 로하스와 양의지가 연달아 뜬공 타구로 물러나고도 양석환이 켈리의 커브를 강하게 잡아당겼고 타구는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가 됐다. 이어 타석에 나선 김재환은 켈리의 속구를 받아쳐 좌익수 방면 안타를 만들어냈다. 양석환이 전력 질주해 홈을 파고 들었다.
7회말 바뀐 투수 김명신을 맞아서도 LG는 반격하지 못했다. 문성주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박해민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에도 홍창기가 2루수 땅볼을 쳐 선행 주자가 2루에서 아웃됐다. 신민재마저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이닝이 종료됐다.
살얼음판 리드 속 8회초 두산은 김재호의 중전안타로 시작해 로하스의 우전안타로 밥상을 차렸다. 양의지가 좌익수 뜬공을 날렸고 2루 주자 김재호는 물론이고 1루 주자 로하스까지 집중력 있게 2루까지 달렸다. 이어 선제 득점의 주인공 양석환이 우익수 방면 커다란 뜬공을 날리며 태그업한 3루 주자 김재호가 홈으로 파고 들었다. 2-0.
김현수가 8회말 KBO 역대 13번째 통산 7000타수를 채웠으나 좌익수 뜬공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8회말 1사에서 등판한 홍건희는 KBO 역대 40번째로 4시즌 연속 5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오스틴에게 던진 147㎞ 속구를 통타 당해 좌중월 솔로 홈런(18호)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오지환에게도 우전안타를 내주고 1사 1,3루에 몰린 두산은 결국 투수를 교체했다. 마운드엔 마무리. 정철원이 등장했다.
그러나 '야수 정철원'의 선택은 아쉬웠다. 3루 주자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 문보경 대신 대주자로 나선 3루 주자 최승민은 정철원이 1루로 송구하는 사이 빠르게 홈을 파고 들었다. 1루에서 박동원을 잡아낸 양석환이 재빠르게 홈으로 공을 뿌려봤으나 최승민의 발이 더 빨랐다. 2-2 승부는 원점이 됐다. 이어 문성주 또한 손쉽게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터라 아쉬운 판단 하나가 더 뼈아프게 다가왔다.
LG는 9회초 마무리 고우석을 올렸고 1사에서 허경민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도 조수행과 정수빈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으로 향했다.
9회말 1사에서 홍창기가 좌전안타를 때렸고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주자는 2사 2루. 김현수에게 평범한 땅볼 타구를 유도했으나 2루수 강승호가 뼈아픈 포구 실수를 저지르며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9회말엔 LG가 끝낼 기회를 잡았다. 1사에서 홍창기가 좌전안타를 날렸고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2사에 주자를 2루까지 보냈다. 김현수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강승호가 잡아내지 못해 승리의 여신이 LG를 향해 웃어주는 듯 했다. 그러나 정철원이 오스틴과 8구 승부 끝 헛스윙 삼진을 낚으며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벌써 시즌 14번째 연장에 나선 LG는 연장 승부에서 8승 3패 2무로 강했다. 그러나 11번 연장 혈투를 벌인 두산도 4승 5패 1무로 크게 약하지 않았다.
두산이 10회초 김진성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두산은 정철원으로 밀어붙였으나 1사에서 오지환이 우전안타를 날리자 결국 사이드암 박치국을 불러올렸다. 박동원과 풀카운트 승부 결과는 볼넷이었고 1사 1,2루에서 두산 벤치가 다시 움직였다. 두산의 6번째 투수는 이영하. 그러나 LG는 2사 1,2루에서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로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올 시즌 32호이자 통산 1278호, 박해민 개인 3번째이자 LG 이적 후에 나온 첫 번째 끝내기다.
LG 선발 켈리는 6이닝 동안 93구만을 던지며 7피안타 4탈삼진 사사구 없이 1실점 호투를 펼쳤고 8회말 동점타로 패전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ERA는 4.39에서 4.28로 낮췄다. 곽빈은 6이닝 동안 112구를 던지며 3피안타 5볼넷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해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ERA는 2.74에서 2.58로 낮아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켈리가 선발로서 자기역할을 잘 해 주었고 승리조들이 자기이닝들을 책임져주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줬다"며 "공격에서 오스틴의 홈런으로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수 있었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박해민의 끝내기안타로 3연패를 끊고 승리할수 있었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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