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보증 수표 네카오 ‘웹툰’…무빙·마스크걸 OTT서 ‘대박’

방영 뒤 원작 웹툰은 역주행 열풍
조만간 공개 ‘이두나!’ 등도 기대
국내 웹툰 시장 4년 새 3배 성장

간혹 흥행 공식 맞춰 원작 파괴
웹툰 문화의 가치 훼손은 경계

매미·희세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 연재한 웹툰‘마스크걸’을 원작으로 만든 넷플릭스 OTT시리즈(왼쪽 사진)와 강풀 작가가 카카오웹툰에 연재한 웹툰 ‘무빙’을 원작으로 만든 디즈니 OTT 시리즈.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제공

‘웹툰의 전성시대’란 말이 나올 만큼 <마스크걸> <무빙> 등 웹툰 원작 영상물까지 속속 히트하고 있다. 원작이 웹툰인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흥행몰이를 하면서 웹툰 산업의 위상이 높아졌다. 올 하반기에도 기세를 몰아 <스위트홈> 시즌 2, <이두나!> 등의 인기 웹툰이 영상으로 제작돼 공개를 앞두고 있다.

31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이 공개 2주 만인 지난 30일 비영어권 TV 부문 주간 시청시간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공개된 <마스크걸>은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직장인이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인터넷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같은 날 디즈니플러스에서 오리지널 시리즈로 만든 <무빙>도 공개 한 주 만에 시청시간 1위에 올랐다. 한국형 히어로물인 <무빙>은 전기 발생 등의 초능력을 비밀로 한 채 서로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웹툰 <무빙>의 강풀 작가가 드라마 각본을 직접 맡아 더 화제가 됐다.

눈여겨볼 점은 관련 영상물 인기가 지난 웹툰의 인기 역주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웹툰 <무빙> 원작을 다시 보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방영 후 일평균 조회 수가 카카오페이지에서는 22배, 카카오웹툰에서는 9배 뛰었다.

네이버 웹툰 <마스크걸>도 방영 전 10일과 방영 후 10일을 비교한 결과 조회 수와 거래액이 각각 4배, 3배 증가했다. 넷플릭스에서 화제몰이를 했던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등도 드라마 공개 후 네이버 원작 웹툰의 조회 수가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웹툰과 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물의 흥행은 ‘보장된 화제성’ 덕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자의 콘텐츠 재소비는 작품의 충성도를 바탕으로 기본 수요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흥행과 플랫폼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로 국내 웹툰 산업은 2017년 3800억원에서 2021년 1조5560억원으로 310% 성장했다.

하지만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만으로 반드시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원작 느낌과 다른 인물을 캐스팅하거나, 각색되면서 팬들의 반발을 사는 경우도 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웹툰 사용자와 드라마·영화 등의 시청자 성격이 다르다”며 “(영상물 위주로) 대중성과 흥행을 위해 보편성과 무난함 등의 흥행 공식을 욱여넣다 보면 웹툰 문화 특유의 다양성과 자유분방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