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달인' 연패 탈출도 역전승으로... 오스틴 솔로포→최승민 센스 동점 득점→박해민 끝내기 안타. 두산에 3대2, 33번째 역전승. 3연패 탈출[잠실 리뷰]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연패 팀과 3연패팀의 만남. LG 트윈스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3연패에서 벗어났다.
LG는 3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서 8회말 극적인 2-2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말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로 3대2의 역전승을 거뒀다. 창원에서 뜻밖의 3연패를 당했던 LG는 연패를 끊어내며 1위를 지켰다. 이날 삼성을 꺾은 KT 위즈와는 4.5게임차를 유지.
반면 두산은 3연패에 빠졌다. 이날 NC 다이노스에 승리를 거둔 5위 KIA 타이거즈와 1.5게임차로 벌어졌다.
이틀간 우천 취소로 주중 3연전서 마지막 경기에서야 드디어 만나게 됐다.
LG는 이틀 연속 이정용을 예고했으나 31일은 케이시 켈리로 바꿨다. 이정용은 2일 한화전에 등판하게 된다. 두산도 이틀 연속 브랜든 와델을 선발 예고했었으나 31일 경기엔 곽 빈이 나섰다.
지난해 다승왕이었던 켈리는 올시즌 8승7패 평균자책점 4.39로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예전의 안정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두산전은 좋았다. 3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좋은 피칭을 했다. 5월 7일 7이닝 1실점 승리, 6월 17일 6이닝 3실점 패전, 7월 28일 7이닝 2실점 승리로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승리한 2경기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올렸다.
곽빈은 올시즌 18경기서 10승6패 평균자책점 2.74의 좋은 모습으로 국내 에이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아쉽게 LG전에선 그리 좋지 못했다. 3경기에 등판해 1승2패를 기록했는데 평균자책점이 6.14로 가장 높다. 4월 15일 7⅓이닝 3실점(2자책)으로 좋은 피칭을 했으나 1대3으로 패해 패전 투수가 됐고, 5월 7일엔 1⅓이닝 동안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6월 17일에 6이닝 2실점으로 7대4의 승리를 거두며 LG전 첫 승을 거뒀다. 공교롭게 5월 7일과 6월 17일에 켈리와 곽빈이 선발 맞대결을 펼쳐 1승1패를 나눠가졌다. 이날이 세번째 맞대결.
두 팀은 사흘 연속 같은 라인업을 냈다.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이 나섰다. NC와의 주말 3연전서 제대로 나서지 못했던 김현수가 복귀했고, 최근 타격이 부진한 오지환과 문보경의 타순을 바꾼 것 외엔 LG의 정상적인 라인업이다. LG는 29일, 30일에 상대 선발이 왼손 브랜든 와델임에도 왼손 타자가 7명인 이 라인업을 냈었고 이날은 우완 곽빈으로 굳이 바꿀 이유가 없었다.
두산은 29일부터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로하스(지명타자)-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김재환(좌익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조수행(우익수)으로 완전체 선발 라인업을 냈다. 이날은 LG 선발이 이정용에게 켈리로 바뀌었으나 같은 우완 투수여서 라인업 변경이 없었다.
직전 등판인 24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서 6이닝 3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8승째를 챙겼던 켈리는 초반 좋은 컨디션을 이어갔다. 1회초 선두 정수빈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5년 연속 100탈삼진을 달성한 켈리는 2번 김재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3번 로하스를 중견수 플라이, 4번 양의지를 루킹삼진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두산의 공격이 매서웠다. 2회초 6번 김재환, 8번 허경민, 9번조수행의 안타 3개로 2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1번 정수빈이 좌중간으로 날려보냈으나 좌익수 문성주가 끝까지 달려 잡아냈다.
LG는 1,2회 모두 선두 타자가 볼넷으로 출루를 했으나 2루까지 가지 못했다.
3회초 두산이 다시 행운의 기회를 잡았다. 선두 김재호의 땅볼을 1루수 오스틴이 잡은 뒤 투수에게 토스하려다 공을 떨어뜨리는 실책을 했다. 이어 로하스의 우전안타로 무사 1,2루의 찬스. 4번 양의지가 3-유간 쪽으로 강한 타구를 쳤다. 3루수 문보경이 다이빙캐치를 하려했으나 공이 옆으로 빠져나가 안타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유격수 오지환이 어느새 와서 잡아내더니 곧바로 2루로 던져 병살로 연결했다. 2사 3루. 양석환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또 선취점 실패.
LG는 3회말에도 선두 문성주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번엔 9번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로 첫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홍창기가 2루수앞 땅볼, 신민재가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0-0이 이어졌다.
켈리가 4,5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잡아내자 LG가 다시 한번 선취점 기회를 얻었다. 5회말 선두 박동원이 곽빈을 상대로 팀의 첫 안타를 뽑아냈고, 문성주가 볼넷을 골랐다. 이어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다. 하지만 호창기가 좌익수 플라이, 신민재가 1루수앞 땅볼로 잡히며 또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선취점의 주인공은 두산이었다. 6회초 2아웃 이후 득점이 만들어졌다. 양석환의 좌익선상 2루타에 이어 김재환의 좌전안타로 1-0을 만들었다.
LG도 6회말 곽빈을 상대로 동점 기회를 잡았다. 김현수가 좌전안타를 쳤고, 2사후 오지환의 좌전안타로 1,2루가 만들어졌다. 허나 박동원이 힘껏친 타구가 2루수 앞으로 굴러 3아웃.
켈리는 6이닝 동안 7안타 무4사구 4탈삼진 1실점, 곽빈은 6이닝 동안 112개의 공을 던지면서 3안타 5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둘 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나 곽빈이 승리 기회, 켈리는 패전 위기로 등판을 마감했다.
7회부터 불펜 싸움이 시작됐다. 7회는 LG 백승현-두산 김명신이 나와 무실점으로 막았다.
8회초 두산이 추가점을 뽑으며 달아났다. 유영찬을 상대로 선두 김재호의 중전안타와 로하스의 우전안타로 무사 1,2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양의지의 좌익수 플라이때 주자들이 모두 뛰어 1사 2,3루가 됐다. 양석환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뽑아 2-0.
두산은 김명신이 8회초 선두 김현수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홍건희를 올렸다. 하지만 홍건희가 흔들렸다. 오스틴이 홍건희의 2구째를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추격의 동점 솔로포를 날렸다. 147㎞의 가운데 낮은 직구를 제대로 쳤다. 타구속도가 173㎞의 빠르게 날아갔다. 이어 문보경의 중전안타가 터져 추격의 끈을 이어갔고, 오지환의 우전안타가 터지며 1,3루가 만들어졌다.
두산은 곧바로 마무리 정철원을 올렸다.
박동원과의 대결. 초구에 상황이 발생했다. 박동원이 스퀴즈를 댄 것. 정철원의 초구가 박동원의 얼굴쪽으로 왔는데 박동원이 피하면서 배트를 댔고, 공이 맞아 안쪽으로 들어갔다. 뛰어들려던 3루 대주자 최승민은 쉽게 스타트를 끊지 못했다. 빠르게 달려 나와 타구를 잡은 정철원이 1루로 던졌다. 이때 최승민이 홈으로 파고들었고, 1루수 양석환이 공을 잡자마자 다시 홈으로 뿌렸으나 최승민의 손이 먼저 홈을 찍었다. 그사이 2루주자 오지환이 3루까지 달려 세이프. 2-2 동점과 함께 2사 3루의 역전 기회가 왔다. 아쉽게 문성주의 유격수앞 땅볼로 역전엔 실패했다.
LG 마무리 고우석이 9회초 1사후 허경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조수행과 정수빈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끝낸 뒤 9회말 LG가 끝내기 기회를 만들었다. 1사후 홍창기의 좌전안타와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만든 2사 2루. 김현수가 평범한 2루수앞 땅볼을 쳤는데 2루수 강승호가 공을 떨어뜨리는 실책을 하고 말았다. 2사 1,2루서 8회 홈런을 쳤던 오스틴이 등장.
초구 파울, 2구 헛스윙으로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파울을 내며 끈질긴 승부를 펼친 오스틴은 2B2S에서 8구째 몸쪽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 정철원의 포효와 함께 경기가 연장으로 흘렀다.
연장 10회말 두산의 마운드는 여전히 정철원이 지켰다. 선두 김민성이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오지환이 우전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정철원의 투구수는 36개. 박치국이 올라왔다. 박동원이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을 골랐다. 1사 1,2루 끝내기 찬스.
두산은 이영하를 올렸다. 문성주와의 대결. 문성주가 힘차게 친 공이 높이 떠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
2사 1,2루서 박해민이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를 가볍게 밀어쳤고, 좌익수의 홈송구에 앞서 오지환이 홈에 먼저 들어왔다. 3대2. 박해민의 통산 3번째 끝내기 안타. LG에서는 처음이었다.
경기후 염경엽 감독은 "선발 켈리가 자기역할을 잘 해 줬고 필승조들이 자기이닝들을 책임져주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공격에서 오스틴의 홈런으로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수 있었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로 3연패를 끊고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연패기간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있는 경기 보여준 걸 칭찬하고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평일임에도 많이 오셔서 열정적인 응원 보내 주신 팬들 덕분에 역전승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라고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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