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기한 단식 돌입…여 "방탄 단식" 야 "국민 항쟁"

이종희 기자 2023. 8. 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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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법 심판 다가오니 치졸한 방법 선택"
한동훈 "개인 비리 수사에 단식 맥락없어"
이재명 "무능폭력정권 향해 국민항쟁 시작"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을 하고 있다. 2023.08.3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여야가 31일 무기한 단식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여당은 정기국회 개원을 앞두고 민생을 챙겨야 할 거대 야당이 이끌고 있는 당 대표가 직무유기를 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공격했다. 야당은 이날 이 대표의 단식 돌입과 함께 윤석열 정권을 향한 국민항쟁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전남 순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민생을 챙기고 국민들의 살림을 돌봐야 하는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웬 '뜬금포 단식'인지 모르겠다"며 "제1야당, 그것도 거대 야당을 이끌면서 직무를 유기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가 두렵고 체포동의안 처리가 두려우면 그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자꾸 민생 발목 잡는 일을 하는지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논평에서 "결국 자신을 향한 법의 심판이 다가오니 어떻게든 관심을 돌려보기 위해 가장 치졸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고작 개인 '방탄'과 국면전환을 위한 정략으로, 과거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던 단식카드까지 들고 나왔으니 이런 후안무치가 어디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본인의 잘못에는 침묵하고 이제는 정치까지 내팽개친 이재명 대표에게 당 대표직은 걸맞지 않다"며 "오직 이 대표 본인만을 위한 단식을 위해 조 짜고, 격려 방문하며 애먼 주위 사람들 고생시키지 말고, 부디 대표직에서 내려오고 단식하시라"고 촉구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검찰 출석과 체포동의안이 코앞인 시점에 단식을 한다니 어딘지 모르게 찜찜하기만 하다"며 "당대표 취임 이후 1년 동안 본인 혼자만 살겠다고 방탄에 전념하고 나서 남 얘기하듯 윤석열 정부를 탓하며 갑자기 무슨 단식이냐"고 따져물었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쯤되면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 '악어의 단식'이라 부를만 하다"며 "이것저것 다 그만두고 '단식'이든 '국민항쟁'이든 할 때 하더라도 약속한 영장심사부터 받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진행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2023.08.31. 20hwan@newsis.com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연이어 나왔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성남시장 시절 단식이나 서명 운동은 약자들의 마지막 저항수단이라고 했다. 그러나 단식 장소인 국회에서는 원내 제1야당이 강자"라며 "강자의 단식은 저항이 아니라 땡깡이자 협박이라는 '이재명 성남시장' 말씀을 경청하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박 의장은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게 정치 지도자"라며 "어민, 어시장, 횟집 종사자들은 수산물 소비를 애타게 원하고 있다. 지금은 단식할 때가 아니라 수산물 드실 때"라고 꼬집었다.

박수영 의원은 "민주투사들이 하셔야 할 단식을 지역 토착 비리 잡범이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며 "대장동, 백현동, 쌍방울 대북송금 등 전방위적인 사법 처리에 더 이상 도망갈 곳 없는 범죄 혐의자의 궁색한 몸부림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의원이 가야할 곳은 단식농성장이 아니라 재판정이다. 단식으로 범죄를 가릴 수 없다"고 했다.

안병길 의원은 "온갖 요란한 말로 단식을 선언했지만 검찰의 영장청구가 임박한 때를 맞춰 정치적 도피를 하겠다는 얄팍한 술수가 너무나 뻔하다"며 "방탄을 위한 반일 선동과 괴담정치가 도무지 먹히지 않으니 결국 싸구려 동정에 호소하려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년간 스스로 잘못과 허물 때문에 과반 의석을 갖고도 야당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하지 못해놓고 이제 와서 생뚱맞게 무슨 단식인가"라며 "구속을 피하기 위한 방탄 단식인가. 아무런 감동도, 울림도, 안타까움도 없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출석길에 기자들과 만나 "개인 비리 수사에 단식을 맞서는 건 워낙 맥락없는 일이라 국민들께서 공감하실지 모르겠다"며 "마음대로 안 된다고 단식해서는 안 된다고 이 대표 본인이 말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응원하는 사진이 설치되어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한다. 2023.08.31. 20hwan@newsis.com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권을 향한 국민항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 오늘부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맨 앞에 서겠다.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에 요구한다. 대통령은 민생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고 국정방향을 국민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하라.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을 단행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오직 국민, 오직 민생"이라며 "대통령은 나라를 다스리고 국민을 지배하는 왕이 아니라 주권자의 대리인, 충직한 일꾼이어야 한다. 대통령과 정권은 국민과 싸울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민생을 지켜야 할 정권이 안전을 걱정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괴담이라 매도하며 겁박한다"며 "심지어 국민과 싸우겠다고 선전포고까지 한다"며 "2023년 오늘 이 땅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가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권은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위협하고 해양주권을 침해하는 일본의 핵폐수 투기테러에도 저항하기는커녕 오히려 맞장구치며 공범이 됐다"며 "먹고사는 것도 어려운데 이념전쟁으로 국민을 갈라치기한다. 독립전쟁영웅 홍범도 장군을 공산당으로 매도하며 흉상철거를 공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권력사유화 그리고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며 "국가의 부름에 응했다가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청년의 이 억울함을 풀어주고 사건을 진상을 밝히고 재발을 막아야 할 정권이 책임을 묻기는커녕 오히려 진실 은폐에 급급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권의 민생포기로 대한민국이 무너지는 중"이라며 "복합위기에 소상공인·자영업자들마저 신빈곤층으로 전락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해도 이자 갚기조차 벅차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는 지속되고, 일자리부족, 수출 부진에 내수부진까지 겹쳐서 경제지표가 온통 빨간불"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정권의 국민포기에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이태원 유가족들은 아직도 거리에 계신다. 아무 잘못도 없는 국민 159명이 백주대낮에 정부의 잘못으로 어이없이 목숨을 잃었다"며 "어떤 책임도 지지않고 사과조차 않는 무능하고 뻔뻔한 정부로 인해, 국민은 ‘무정부 상태’를 ‘각자도생’하며 버티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권의 국민 편가르기에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의견이 다른 국민을 반국가세력으로 매도한다"며 "공산주의 사냥하던 철 지난 매카시가 대한민국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진영대결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이념이 민생 위에 있지 않다"며 "우리가 애써 만들어온 민주주의는 정권이 함부로 훼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늘은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첫날이 될 것"이라며 "이념 보다 민생, 갈등 보다 통합, 사익 보다 국익을 추구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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