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범행예고 전수분석…공통점은 ‘분노, 청년, 주말’
[앵커]
분당에서 흉기난동을 벌인 최원종의 차에 치였던 대학생, 김혜빈 씨의 발인이 오늘(31일) 있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지난달부터 무차별 범죄에 희생된 피해자는 혜빈 씨를 포함해 5명입니다.
모두 그날,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잃어야 했고, 비슷한 흉기 협박이나 범행 예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원인을 냉정하게 짚어보기 위해 KBS는 조선의 무차별 범행 뒤에 이어진 123건의 흉기난동과 살인예고 범죄를 모두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를, 최민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청년들이 주말에 흉기를 들었다.
사회를 향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발생한 흉기난동과 범행예고 사건 123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인터넷에 올린 '범행예고' 사건이 57건, 흉기를 들고 위협하거나 난동을 부린 사건은 66건이었습니다.
장난이었다고 답한 경우를 제외하면, 범행을 한 가장 큰 이유는 '분노', 36%였습니다.
연인과의 갈등 등 개인적 이유, 생활고 등 사회적 이유가 혼재돼 있는데 공통적으로 분노를 다스리지 못했습니다.
최원종 사건에서 범행 동기로 지목된 '정신질환'은 통계상으로 특별히 높게 나타나진 않았고, '음주, 고립, 은둔'과 비슷했습니다.
[배상훈/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 : "분노가 특정한 조건이나 공간에 펼쳐지지 못하게 치안 정책과 대책과 복지 대책과 이런 것들을 (마련해야 한다.)"]
흉기난동이나 범행예고를 한 피의자 대부분은 청년층, 10대에서 30대가 66%입니다.
다만 50대도 18%나 돼, '숨은 위험 인자'로 분석됐습니다.
'범행예고'가 많은 청년층에 비해, 50대는 대부분 실제로 흉기를 들었습니다.
범행 시기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전후가 54%로 많았습니다.
조선의 범행은 금요일, 최원종과 최윤종의 범행은 목요일이었습니다.
무차별 범죄자들은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날을 노린다는 게 외국 연구 결과인데,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 겁니다.
이번 분석에서 확인된 건 또 있습니다.
첫 무차별 범죄인 조선 사건 직후엔 '범행예고'만 쏟아졌지만, 최근 들어선 실제 흉기를 드는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조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이 (범행을) 목격함으로써 본인도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는 '불쏘시개적 역할'이 작동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위험한 흐름을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 잠재적 범죄자에 대한 사회 안전망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지금부터 논의해야 할 과제입니다.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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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영 기자 (my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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