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롭던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의성 주민들 갑자기 반발한 이유는
대구경북신공항 설계상 화물터미널을 대구 군위군에 짓는다는 초안이 발표되자 경북 의성군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의성군 통합신공항이전지원위원회’와 주민 200여명은 31일 의성군 비안면 비안만세센터에서 집회를 열고 “의성군에 화물터미널을 배치하지 않는 공항 이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의성공항지원위는 “당초 공동합의문 원안대로 화물터미널을 의성군에 배치하지 않으면 향후 공항과 관련한 업무 추진에 어떠한 협조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의성군수를 향해서도 “남(군위) 좋은 들러리 짓은 그만하고 모든 공항 업무를 중지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주민 소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서 공항 이전을 위해 군위에 내줄건 다 내줬는데 의성은 이제 속빈 강정이 된 처지”라고 했다.
이날 비안만세센터에서는 대구시와 용역업체 도화ENG 주관으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진행됐지만 집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화물터미널 없는 항공 물류단지 조성에 거세게 항의했다.
집회의 도화선은 지난 24일 발표된 대구경북신공항 중 민간공항의 구체적인 사업 규모를 알 수 있는 국토부의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에서 화물터미널이 군위에 배치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토부 용역 결과, 화물터미널은 약 1만㎡ 규모로 개항 30년째인 2060년 화물 취급량은 약 21만t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9월 대구시가 내놓은 197만t 규모의 물류 특화공항 청사진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다 화물터미널 위치마저 군위군 지역으로 배치되면서 의성군은 “공항이전 조건으로 내건 항공물류단지 조성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물터미널은 의성지역 주민들이 계속 요구해 온 숙원 사업이다. 특히 의성 물류단지부터 군위 화물터미널까지 예상 거리는 4.6km. 인천공항이 1km에 불과한 점을 가정하면 화물터미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항공 물류가 구미 등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박재완 의성군 비안면신공항이전지원위원장은 “의성까지 먼 길을 와서 공항까지 4.6km 더 갈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화물터미널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공항을 포기를 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파장이 커지자 경북도는 공항 진입도로와 배후단지 조성 강화 등 대안을 마련 중이다. 의성공항지원위는 이날 집회에 앞서 경북도청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공항 관련 물류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의성군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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