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묶여 숨진채 발견된 여성…경찰, 집 앞서 담배만 피우고 갔다
서울 강북구에서 40대 남녀가 사망한 채 발견된 지난 28일 사망한 여성의 신고 이후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되며 부실 대응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은 지난 28일 오전 3시 39분 40대 여성 A씨 휴대전화로 걸려온 112 신고 직후 9분 만에 마지막으로 확인된 통신 기지국 인근으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 1명은 순찰차 밖으로 나오지 않다 4분 뒤 운전석에서 내려 담배를 피운 뒤 14분 만에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40대 여성과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다세대 주택과 불과 40여m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여성의 휴대전화로 발신된 112 신고를 접수했으나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고, 약 17시간 뒤 에서야 여성의 가족에 의해 이날 오후 8시 55분 시신이 발견됐다. 발견된 A씨는 양손이 청테이프로 묶여 있었고 얼굴에 폭행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번개탄을 태운 흔적도 있었다. A씨는 신고 전화에서 작은 목소리로 “왜”라고만 말하고 신고 내용과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112신고를 접수한 뒤 대응 단계 가운데 2번째로 높은 ‘코드1′을 부여했다. 5단계(코드0~4)로 분류되는 사건코드는 현장 경찰이 출동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긴급 신고’로 분류되는 ‘코드0′(최단시간 내 출동)과 ‘코드1′(우선 출동)은 바로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 또한 코드1이 발령되면 피해자 신변이 확인할 때까지 가용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권고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12신고 접수 이후 통신사 기지국 값과 비교해 정밀한 추적이 가능한 GPS와 와이파이 위치를 요청했지만 비교적 정확도가 낮은 기지국 값만 확보했다”면서 “오전 4시쯤 만난 A씨 가족이 말한 ‘수유시장 인근에 산다‘는 단서를 가지고 출동 이후 시장 인근 주택을 수색했다”고 했다. 또 “1초 정도의 짧은 신고 내용을 가지고 새벽 시간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으로 출동해 대응 여력에 한계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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