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남반부 전 영토 점령”…남침 전략 노골화하는 북
각각 360여㎞ 비행…평양서 계룡대 직접 타격도 가능한 거리
김, 전군지휘훈련 점검 ‘공격 대상’ 지목도…합참 “강력 규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반부 전 영토 점령”을 목표로 북한군 전군지휘훈련을 점검했다.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에 대응해 남한군 지휘부, 군항, 비행장 등 “동시다발적인 초강도 타격” 대상을 거론하며 전쟁 준비 계획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북한군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방문해 전군지휘훈련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총참모장으로부터 전쟁 발생 시 시간별, 단계별 정황에 따르는 적군과 아군의 예상 행동 기도에 대한 보고를 받으시고 전군지휘훈련 조직 정형과 진행 실태를 구체적으로 료해하시였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한·미 UFS에 대응해 지난 29일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대한민국’ 군부깡패들의 분주한 군사적 움직임과 빈번히 행해지는 확대된 각이한 군사연습들은 놈들의 반공화국 침략 기도의 여지 없는 폭로로 된다”며 철저 대응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하는 데 총적 목표를 둔” 각급 연합부대들의 작전계획 문건과 “유사시 해외무력 개입 파탄 계획” 등 총참모부 작전계획 문건을 검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남한 내 주요 공격 대상을 일일이 지목했다. 김 위원장은 “적들의 중추적인 군사 지휘 거점들과 군항과 작전비행장 등 중요 군사대상물들, 사회정치, 경제적 혼란 사태를 연발시킬 수 있는 핵심요소들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초강도 타격”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전쟁 준비”를 외치는 김 위원장이 남한 점령 목표를 명시하며 종합적인 전쟁 계획을 점검하는 수준까지 나아갔다.
북한이 전군지휘훈련의 일환으로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이 전날 심야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것도 전군지휘훈련의 일부였을 수 있다. 총참모부는 미국 전략폭격기 B-1B의 한반도 전개에 대응해 “ ‘대한민국’ 군사깡패들의 중요 지휘 거점과 작전비행장들을 초토화해버리는 것을 가상한 전술핵 타격 훈련을 실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전날 오후 11시40분부터 11시50분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포착했다”며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 탄도미사일 두 발이 각각 360여㎞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탄도미사일의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를 고려할 때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계룡대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350㎞다. 북한은 앞서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지도의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통일부는 이날 “김 위원장이 연례적·방어적 성격의 한·미 연합연습을 구실로 우리에 대한 군사 공격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을 강하게 규탄한다”며 “북한은 군사적 위협과 도발에 집착하면 할수록 공고한 한·미·일의 압도적 대응 역량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서로에 대한 남북의 압도적인 억제력 강화가 오히려 역대급 안보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며 “극도의 불신이 형성된 상황이어서 사소한 자극과 오판에 의한 재앙적 충돌 가능성이 더욱 커진 상태”라고 우려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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