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탯줄 잘라"… '엄마가 둘' 동성 부부, 건강한 딸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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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동성 부부로는 처음으로 임신 사실을 공개한 김규진(31)·김세연(34)씨 부부가 30일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
규진씨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출완, 오늘 출산 완료라는 뜻"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엄지를 들어 올린 사진을 게재했다.
김씨 부부의 딸 '란이'(태명)는 이날 새벽 4시 30분쯤 건강하게 태어났다.
규진씨는 "이제 다른 동성 부부가 와도 똑같이 맞아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SNS에 소회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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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딸 '란이' 출산… "오출완"
국내에서 동성 부부로는 처음으로 임신 사실을 공개한 김규진(31)·김세연(34)씨 부부가 30일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
규진씨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출완, 오늘 출산 완료라는 뜻"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엄지를 들어 올린 사진을 게재했다. 김씨 부부의 딸 '란이'(태명)는 이날 새벽 4시 30분쯤 건강하게 태어났다. 예정일보다 일주일 일찍 태어난 란이는 동양란과 서양란이 반반 섞인 대형 난초가 등장한 태몽에서 따온 태명이다.
배우자인 세연씨가 일하는 병원에서 출산한 규진씨는 "와이프가 탯줄도 자르고 보호자가 하는 건 다 했다"고 했다. 병원 관계자들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병원 서류에 두 사람의 관계를 꼬박꼬박 '배우자'라고 적어 두 사람을 감동시켰다. 규진씨는 "이제 다른 동성 부부가 와도 똑같이 맞아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SNS에 소회를 남겼다.
김씨 부부는 2019년 미국 뉴욕에서 혼인 신고를 하고 정식 부부가 됐다. 둘은 2020년 서울 종로구청에 혼인 신고를 신청했지만 혼인 관계를 인정받지 못했다. 규진씨는 지난해 12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했다. 한국에서는 법적 부부나 이성애, 사실혼 부부에게만 정자를 기증받을 수 있다. 건강하게 태어난 란이도 김씨 부부가 법적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한부모 가정으로 편입된다. 국내 건강가정기본법에는 혈연이나 결혼, 입양으로 이뤄진 공동체만 가족으로 규정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씨 부부를 향한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맘 카페에서 한 누리꾼이 출산 소식을 공유하자 "꼭 가족이라는 게 천편일률적일 필요가 있나요. 아이에게도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른 거라고 잘 설명해주면 될 것 같다"는 격려와 응원이 쇄도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저출산 시대에 좋은 소식"이라며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차별 없는 사회에서 잘 크길 바란다"며 지지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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