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홍범도 흉상 외부 이전” 확정…독립영웅 모두 치운다
육군사관학교가 결국 교내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외부로 이전하기로 31일 확정했다. 독립운동 공적과는 별개로 소련 공산당 활동이 육사 정체성과 맞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육사는 입장문에서 “충무관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은 육사의 정체성과 독립투사로서의 예우를 동시에 고려해 육사 외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장소로 이전한다”고 했다. 사실상 철거 조치다. 이어 “홍 장군 외 5위의 흉상은 육사 교정 내 적절한 장소로 이전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육사의 종합강의동인 충무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설치돼 있으며, 충무관 내부에는 대한제국 군대 해산에 항의하며 자결한 박승환 참령의 흉상이 있다. 해당 흉상들은 ‘독립군·광복군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선양하고 육군과 육사의 역사적 뿌리를 잇는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설치됐다.
국방부는 지난 28일 “육사의 전통과 정체성, 사관생도 교육을 고려할 때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이 육사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어 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 장군 흉상의 외부 이전 장소로는 독립기념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국가보훈부는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독립영웅을 이렇게 모욕하고 부관참시한 정권은 일찍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육사에서 군의 역사와 정통성을 파내고 지워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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