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K컬처, 英 에든버러 홀렸다

이강은 2023. 8. 3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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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막을 내린 제76회 영국 에든버러국제축제(이하 에든버러축제)에서 국립창극단이 선보인 '트로이의 여인들'에 대해 현지 주요 매체들은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매기며 극찬했다.

31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인 에든버러축제가 마련한 '포커스 온 코리아(Focus on Korea·한국 특집주간)'에 소개된 5개 한국 프로그램 중 하나인 '트로이의 여인들'은 지난 9∼11일 세 차례 공연 모두 관람객이 몰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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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공연예술축제서 찬사 이어져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별 5개
현지 매체 “찬란하게 빛난 공연” 극찬
KBS교향악단·노부스 콰르텟 등도 인기
한국 특집주간 5개 공연 6500여명 발길

“처음부터 끝까지 찬란하게 빛난 공연이었다.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 찬 비극이 에든버러를 크게 울렸다.”(영국 일간지 가디언)

“전쟁의 비참함을 강렬하게 그렸다. 배우들이 노래하는 동안 감정의 소용돌이가 친다.”(스코틀랜드의 문화예술전문지 리스트)

지난 27일 막을 내린 제76회 영국 에든버러국제축제(이하 에든버러축제)에서 국립창극단이 선보인 ‘트로이의 여인들’에 대해 현지 주요 매체들은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매기며 극찬했다. 판소리와 3000년 전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만나 탄생한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2016년 공동 제작했다. 에우리피데스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배삼식 작가가 극본을 썼고, 싱가포르 출신 세계적인 연출가 옹켕센이 연출했다. 판소리 거장 안숙선이 소리를 엮고,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 음악감독 정재일이 음악을 맡았다.
국립창극단이 축제 기간 선보인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공연에 극장 객석 2층까지 가득 찬 관객들이 집중해 보고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31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인 에든버러축제가 마련한 ‘포커스 온 코리아(Focus on Korea·한국 특집주간)’에 소개된 5개 한국 프로그램 중 하나인 ‘트로이의 여인들’은 지난 9∼11일 세 차례 공연 모두 관람객이 몰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에든버러축제 총괄 프로듀서인 로이 럭스퍼드는 “고전의 참신한 재해석이 돋보이며, 국제 협력을 통해 완성된 예술의 정수”라고 호평했다. 에든버러축제가 한국 특집 프로그램을 진행한 건 2013년 ‘백남준 전시’ 이후 10년 만이다.
‘트로이의 여인들’ 외에 KBS교향악단과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클라라 주미 강)의 무대도 현지 관객의 많은 갈채를 받았다.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 지휘로 에든버러축제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KBS교향악단 단원들이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KBS교향악단 제공
KBS교향악단도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과 함께하는 첫 해외 연주이자 에든버러축제 데뷔 무대를 현지 관객의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마쳤다. KBS교향악단은 에든버러 어셔홀(11일)에서 에네스쿠 국제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인 첼리스트 한재민(17)과 함께한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에 이어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을 아름다운 선율로 들려줬다.

앙코르곡도 훌륭했다. 풍부한 관현악적 색채로 편곡된 우리 민요 ‘아리랑’ 연주가 끝나자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스위스 바젤에서 왔다는 브룩 아하야니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간의 호흡이 돋보였고, 나이가 믿기지 않는 첼리스트 한재민과의 협주곡은 환상적이었다”며 “이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다시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스코틀랜드 출신 음악가(하피스트)인 마리 루이즈 네이피어도 “소리가 굉장히 울림이 있으면서도 아름다웠다”며 “특히 앙코르곡 ‘아리랑’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현악사중주 12번으로 한국 특집 공연의 포문을 연 노부스 콰르텟(8일)과 비르투오소 비제, 체르니, 리스트, 베토벤 등의 곡을 연주한 손열음(15일), 바흐, 에른스트 등의 작품을 들려준 강주미(17일) 역시 900석 규모의 음악공연장인 퀸즈홀 객석을 사로잡으며 K클래식의 저력을 보여줬다.
현지 평단에선 “(노부스 콰르텟은) 다양하게 구성한 프로그램마다 특색이 대비돼 마치 다른 연주자라고 느껴질 정도로 특별한 연주였다”, “(손열음은) 베토벤 하머 클라비어 소나타의 잔인한 기교를 여유롭게 부리며 관객을 짜릿하게 장악했다”, “(강주미는) 날 것 그대로의 직설성을 간직한 연주에다 기술적 전달력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들이 나왔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관계자는 “‘트로이의 여인들’ 세 차례 공연을 포함해 모두 7차례의 한국 특집주간 공연에만 6500여명이 관람하는 등 K컬처(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위상과 세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축제 기간(지난 4∼27일) 48개국 2000여명 예술인이 참여해 클래식 음악, 무용, 연극, 전시 등 295개 공연을 선보였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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