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인연, "핸드폰 개통부터 생활까지 대화"...벌써 의지하는 '스토크 이적' 배준호-'브렌트포드맨' 김지수

신동훈 기자 2023. 8. 3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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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토크 시티, 브렌트포드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이젠 같은 해외파가 됐고 같은 잉글랜드에서 뛰게 된 김지수, 배준호는 벌써부터 서로에게 의지를 하고 있다.

스토크 시티는 3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배준호를 영입했다. 4년 계약을 맺었고 이적료는 비공개다"고 공식발표했다.

리키 마틴 디렉터는 "배준호는 올여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활약을 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배준호를 꾸준히 관찰했고 기술적 능력이 우리 팀에 맞겠다라는 판단을 했다. 배준호가 한국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기에 적응 단계가 필요하다. 기대가 크다. 배준호가 잉글랜드에 익숙해지면 계속해서 발전할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스토크는 또 "배준호 이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구단 채용 부서에서 상당한 노력을 기다렸다. 배준호 이적은 스토크의 장기적 플랜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했다.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초대형 유망주로 입단 전부터 엄청난 기대와 관심을 받으며 2022년 대전하나시티즌에서 K리그 무대를 밟았다. '2022 하나원큐 K리그2' 2라운드 광주FC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으며 27라운드 서울이랜드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10경기에 출전해 1득점을 기록했으며 19세 이하(U-19), 20세 이하(U-20) 연령별 대표팀에도 꾸준히 차출되어 활약했다. 2023시즌에는 시즌 초, U-20 대표팀 차출로 잠시 자리를 비웠으나 5라운드 FC서울전에 선발 출전해 K리그1 데뷔전을 가졌다. 지난해보다 한층 더 발전된 기량으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며 다시 한번 배준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K리그 통산 27경기에 출전해 3득점 기록했으며 이중 2득점을 올 시즌에 올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특히 올해는 리그에서뿐 아니라 국제 대회에서 활약을 통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5월 개최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U-20 대표팀 소속으로 참가한 배준호는 대표팀의 에이스로 4경기에서 1득점 3도움을 올리며 4강 진출에 공헌했다. 평균 84분을 소화하며 90분당 1.07개의 공격포인트로 맹활약했다. 에콰도르와의 16강전, 수비와 골키퍼까지 완벽하게 따돌리며 넣은 득점은 FIFA가 선정한 대회 베스트 골 톱 10에 오르기도 했다.

올 시즌 대전 주축 멤버로 뛰었다. 득점을 포함해 경기 내용 면에서 훌륭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친선전에도 나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칭찬을 듣기도 했다. 2003년생이라는 나이에도 프로 무대, 국제 무대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하면서 주가를 높인 배준호는 스토크 시티 제안을 받았다. 대전과 합의 속 배준호는 스토크로 가게 됐다.

사진=성남FC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배준호보다 먼저 잉글랜드 무대를 밟은 U-20 월드컵 동료가 있다. 바로 김지수다. 김지수는 지난 시즌 성남FC에서 데뷔했다. 강등 위기에 처한 성남의 희망으로 불릴 정도로 어린 나이에도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2004년생인 걸 고려하면 놀라운 활약이었다. 토트넘 훗스퍼와의 친선전에서 팀 K리그 멤버로 뽑혀 주목을 받았다. 김은중 감독 눈에 들며 20세 이하(U-20) 대표팀 멤버가 됐고 U-20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이어 U-2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연이어 활약해 주가를 높였다.

해외 팀들의 관심을 바다가 브렌트포드에 입단했다. 일단 B팀에 합류한 김지수는 1군 훈련에 참여하면서 토마스 프랭크 감독 지도를 받았고 미국에서 치러진 프리시즌 훈련에도 참여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개막한 가운데 1군 명단엔 못 들고 있지만 B팀 경기에 출전을 하면서 유럽 무대에 적응을 하고 몸 상태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A대표팀에 뽑혔다. 뉴포트 카운티 원정길에 오르며 1군 경기에 처음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출전은 못했지만 동행을 한 것만으로 긍정적이었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 EPL 팀들은 대거 로테이션을 단행하고 유스들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검증된, 혹은 잠재력 높다고 판단되는 유망주가 아니라면 명단에 넣지도 않는다. 김지수가 브렌트포드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 확인된 셈이다. 더 기량을 끌어올린다면 곧 1군 경기에서 뛰는 김지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같이 아르헨티나에서 구슬땀을 흘린 배준호가 스토크로 가면서 김지수와 같이 잉글랜드에 머물게 됐다. 배준호는 2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출국 기자회견에서 김지수와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한 질문에 "최근 자주 연락하고 있다. 동생이지만 유럽 진출로는 선배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다. 생각보다 잘 지내는 것 같았다. 거리가 가까운 건 아니지만 나중에 시간이 되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김지수도 배준호와 연락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김지수는 30일 '인터풋볼'과 전화 인터뷰에서 "배준호가 스토크로 가는데(오피셜 전) 연락을 어느 정도 하는지 궁금하고 무슨 내용인지 알려달라"고 하자 "전화를 엄청 했다. 축구적인 것도 있지만 생활에 대해서 말을 많이 했다. 핸드폰 개통은 어떻게 하고. 집은 어떻게 구하고 생활은 어떻게 하고 그런 거에 대해서 말을 많이 했다. 난 런던에 사는데 (배)준호 형은 다른 곳에 있다. 런던에 오면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놀자고 했다. 런던이랑 그렇게 멀지 않아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스토크 시티 

한편 배준호는 스토크행을 앞두고 "정말 설렌다. 항상 꿈꿔왔던 무대로 나가게 됐다. 그래서 설레는 마음이 크다. 어제 미리 올라와서 에이전트 집 근처에서 숙소를 잡아서 잤다. 잠은 잘 잤다. 딱히 긴장해서 잠을 못 자거나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웃음). 오히려 호들갑 떨지 않으려고 생각하는 것도 있다. 많이 들었던 팀은 아니었지만,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직접 경기도 챙겨봤다. (스토크 감독과는 이야기는 했는지?) 직접 감독님과 통화하지는 못했다. 에이전트를 통해서 이적 과정에 대해 전달을 받았다"고 했다"고 했다.

"원하는 등번호는 33번이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스토크 33번은 공석이다. 배준호는 또 "이민성 감독님은 응원을 많이 해주시고 따뜻한 말씀을 해주셨다. 제가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고, 가서도 충분히 잘할수 있으니까 자신감을 갖고 하라고 조언해주셨다. 처음에 이적설이 나왔을 때는 장난치고 그랬는데 막상 가는 날이 되니까 형들도 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좋은 말들 해주셨다"고 하며 대전을 떠날 때를 회상했다. 당연히 A대표팀 욕심이 있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배준호는 "당연히 더 큰 팀에서 뛰는 것도 목표이고, 최종적으로 A대표팀에 발탁되는 게 꿈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를 위해 나아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현재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김은중 감독, 김지수와 함께 U-20 월드컵 4강이라는 성적을 낸 건 배준호에게 엄청난 힘이 됐다. 이에 대해선 "확실히 좋은 경험을 하고 왔다. 그리고 나라는 선수를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렇게 좋은 기회를 갖게 된 것도 월드컵에서 뛰었기 때문에 주어진 것 같다. 김은중 감독님한테도 감사한 부분이 정말 많다. 대표팀 소집 과정을 통해 많이 성장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주신 분이 바로 감독님이시기 때문이다"고 했다.

스토크 이적 오피셜에서 배준호는 로더햄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지켜봤다고 알려진 배준호는 "잉글랜드에서 뛰고 싶었고 꿈이 이뤄졌다. 이건 내게 단지 시작일 뿐이다. 스토크에서 길고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싶다. 잉글랜드에서 이적한 건 경기장 안팎에서 적응이 필요한 일이다. 가능한 빨리 적응하고 팀의 경기력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토크는 과거 EPL 터줏대감 팀이었다. 토니 퓰리스 감독이 이끌던 당시에는 남자의 팀으로 유명했다.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거친 플레이로 상대를 괴롭혀 붙은 별명이었다. 라이언 쇼크로스, 찰리 아담 등 엄청나게 거친 선수들이 많았다. 지금은 아니다. EPL에서 강등을 당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 있고 알렉스 닐 감독이 이끄는 중이다. 닐 감독은 노리치 시티, 프레스턴 노스 엔드, 선덜랜드를 거쳐 2022년부터 스토크를 지휘하고 있다.

지난 시즌 스토크는 16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4경기를 치러 2승 2패다. 직전 경기인 로더햄 유나이티드와의 EFL컵에서 6-1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 경기를 배준호가 직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준호를 영입한 스토크는 승격을 꿈꾼다. 배준호와 함께 승격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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