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협, “형들과 또 뭉칠 수 있을까 생각에 눈물...매 순간이 ‘이겨내’야 할 도전”
“‘이겨내’ 이어 깨달은 구호 ‘의심하지 마’”
윤준협 손 꼭잡은 박성온, “낙천적이라 느꼈던 형, 눈물에 공감”
1m90cm의 훤칠한 키에 미끈한 외모. 모공하나 보이지 않는 매끈한 피부. 무대를 런웨이로 바꿔버리는 슈퍼모델 대상 출신. 리얼리티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야 할 것 같은 프로필의 소유자가 트로트에 도전한다니, 처음엔 화제성을 돋우기 위한 제작진의 포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남자. 목소리로 팬들의 마음 속 런웨이를 걷는다.
미스터트롯2가 발굴한 또다른 보석 윤준협. 공기반 소리반이 아닌, 공기80%는 되는 듯한 끈적한 창법으로 ‘누나동생들’의 마음에 끈끈하게 딱 붙어버렸다. 노래로 놀래키기 전에 예열시키는 그만의 ‘의식’도 갖췄다. 이미 두개 정도 풀어놓은 단추는 야릇함과 노출의 경계를 저울질한다. 가슴팍이 무대인듯, 검지와 셋째 손가락이 캣워크를 하듯 상체를 훑어내린다. 살짝살짝 골반을 좌우로 틀며 뫼비우스의 띠를 그리는 순간, 객석 여기저기서 들리는 감탄사는 절정을 향한다.
‘트롯카사노바’. 윤준협한테 붙은 애칭이다. ‘미스터트롯2′ 경연 마스터 예심에서 선보인 ‘카사노바’(원곡자 장윤정)에서 따왔다.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듯, 윤준협의 매력은 더 깊이 있다. 경연 중 화제가 된 구호 ‘이겨내’를 마치 미스터트롯2의 모토처럼 만들어낸 주역이다. ‘긍정력’의 상징이랄까. 그 앞에 가면 어려운 일도 어려울 것 같지 않다. 연습실 등에서 막내 박성온이 윤준협의 말투를 곧 잘 따라하며 팀의 ‘막형(막내+형)’ 같은 카리스마로 형들을 응원하는 걸 보면 윤준협발(發) 긍정의 전염성이 상당한 듯 하다.
최근 미스터트롯2 전국 투어를 마친 그는 “형·동생들과 함께 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콘서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더 울컥해졌다”면서도 “콘서트 무대가 가수 윤준협이 되기 위해 성장의 발판이 돼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의심하지마’라는 어구를 자주 쓴다”면서 “자신을 믿어야 더욱 자신감 있는 무대가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의심하는 순간 자신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흐트러지지 않고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었다.
미스터트롯2 전국투어 콘서트 마지막인 안양 무대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던 그에게 소감을 물었다. 형과 한마디라도 더 나누고 싶어 그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던 막내 박성온도 짧은 시간이지만 촬영을 공유했다.
최: 마지막에서 눈물을 보였는데요.
윤: 제 인생에서 너무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그게 일단 너무 행복했고요. 이렇게 저를 보러 먼 길 와주시는 분들한테도 너무 감사해요. 그런 모든 뭉쳐가지고 뭔가 한 응어리(?)가 됐었는데 마지막 공연이고, 더 이상 이렇게 형들이랑 뭉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거라고 저는 예상을 해요.
이게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마지막 같은 느낌, 그리고 와주신 데 감사함, 또 나한테 이런 순간이 올까 그런 모든 것들이 겹쳐져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최: 이제 마무리가 됐어요. 대장정이잖아요. 몇 개월 동안 굉장히 고생 많았는데, 또 어떤 것이 기억에 남았고 어떤 점이 또 윤준협을 가수로서 성장하게 만들었던 것 같은지요.
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 항상 무대하는 모든 순간들이 저한테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요.
제가 무대에 서고 그걸 이제 연습하고 그런 과정들이 저를 가수로서 조금 더 발전시키게 만들 수 있었고요
최: 무대에 설 때 어떤 기분 들어요?
윤: 무대에 설 때 그냥 너무 신기하죠 그냥 마냥 신기해요. 오늘도 올라와서 섰는데, 반짝이는 빛들이 엄청 많아서 항상 올라갈 때마다 신기하고, 내가 여기서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죠.
최: 모델, 엔터테이너에서 이제는 가수 윤준협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가 됐어요. 여러 부문에서 계속 도전을 해왔고, 더 나은 장래를, 미래를 위해서 뛰는 과정일텐데요. 윤준협 씨가, 다른 사람들이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윤준엽 씨를 통해서 유행어가 된, ‘이겨내’의 주인공으로서, 미스터트롯2의 이겨내 주인공으로서, 어떤 식으로 좀 미래를 이겨내고 싶은지, 어떤 미래를 또 그리고 있는지요.
윤: 사실 모르겠어요. 뭔가 미래를 생각하면 막막하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현재 시간을 진짜 빡빡하게 잘 살아갈수록, 미래는 조금 더 윤택해질 거라고 믿기 때문에, 지금 무대 하나하나 그리고 노래의 디테일 하나하나 그런 거에 신경 쓰면서 살고 있습니다.
최: 그러면 또 다른 도전을 볼 수 있을까요?
윤: 지금은 지금 무대에 오르고 그러고 방송 예능을 하고 그런 모든 것들이 저한텐 도전이에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매 순간을 도전하면서 살려고요.
최: 안양예고 출신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제 안양에서 또 마무리를 하게 됐잖아요. 그래서 약간의 또 친근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오랜만에 온 거죠?
윤: 여기 진짜 오랜만이죠. 제 본가랑 먼 곳에 있으니까, 안양이 되게 오랜만이어서 좋았습니다.
최: 어떤 게 좋으셨던가요?
윤: 매니저님 차 타고 오는데 제가 학교를 맨날 직행버스 타고 다녔거든요. 그 길을 또다시 이렇게 똑같이 타고 가면서, 그 길가를 보는데 내 자랑인지 모르겠는데 그때도 치열하게 살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최: 준협 씨 너무 좋은 모습 보여주셔서 감사하고요. 트랄랄라(브라더스)에서도 재밌는 캐릭터를 선보이시는데, 이렇게 진지하고 말씀 잘하시는 것들, 다들 아시겠죠? (웃음) 앞으로도 더 많은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윤: 열심히 해야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 혹시 ‘이겨내’ 말고 말고 미시는 거 없나요?
윤: ‘오케이’랑 또 ‘의심하지 마’ .
최: ‘오케이’는 이제 또 하나의 정석이 됐고, ‘의심하지마’는 어떤 의미에서 나온 거예요?
윤: 내가 뭔가를 할 때 의심이 생기잖아요.
뭔가 공연을 할 때 느꼈던 건데, 내가 이 음을 잘 낼 수 있을까, 그 의심이 생기는 순간 뭔가 그 음이 망가지는 느낌이에요.
이 무대 위에 올라가서 내가 이 음을 낼 수 있을까, 그런 의심이 생기는 순간 그런 마음가짐 때문에, 음을 예쁘게 또 멋있게 자연스럽게 내지 못하는 순간들이 조금 많았어요. 그래서 이 무대에 서면서 그래서 이런 의심을 하면 안 되겠구나.
그래서 의심하지 않고 내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그냥 소리가 나면 나는 대로, 의심 안 하고 나는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마음가짐을 바꾸니까 더 편안하고 재밌고.
<박성온 윤준협>
최: 성온군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기 우리 좋아하는 형 옆에서
박: 어찌 보면 제가 가장 조금 장난을 많이 치고 좀 친한 형인데, 이런 모습을 보니까 같이 뭔가 공감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다른 형들도 다 그랬겠지만 준협이 형이 이렇게 우는 게 솔직히 말해서 처음이라고 보거든요.
윤: 아니 진짜 너무 더워서 눈에 땀이 나.
박: 낙천적인 사람이 이렇게 울게 되면 같이 공감이 되더라고요. (둘은 약속한 듯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손을 꽉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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